산사로 가는 길은 언제나 계곡과 오래된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어 마음을 맑게 해준다.
초겨울로 접어드는 산사로 가는 길은 웬지 쓸쓸함을 느낀다.
더구나 비까지 내려주니까 가을을 배웅 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겨울나무의 외로움을 먼저 생각해야 하게 된다.
수령 700년 된 보호수
숱한 세월 동안 이 길을 걸어서 내원사로 가셨던 많은 스님들이 발자국을 따라
비가 내려 더욱 쓸쓸한 길을 걸어서 내원사로 갔다.
산모퉁이 돌고 돌아....
이렇게 시작되는 노래가 생각난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오후에 등산객들은 어디까지 갔다 올런지
산 정상은 멀고, 초겨울 산속의 하루 해는 짧기만 한데.....
다리를 건너면 내원사 올라가는 가파른 길이 나온다.
내원사 계곡 (경남 기념물 제 81호)
아주 오래된 나무의 인생이 가엾다.
한많고 설움 많았던 그 오랜세월을 모두 다 지켜 보았건만
이제는 떠나야지, 떠나야지 하면서도 떠나지 못한채
이끼 낀 애처로운 모습에서 세월의 서글픔을 느껴본다.
쌓인 낙엽 위에도 흰눈이 내릴것이며 ,봄에는 낙엽 위로 야생화들이 또 싹을 튀울 것이다.
내원계곡은 물이 맑고,경치 또한 수려해 여름철에는 물놀이 피서객이 넘쳐난다.
그러나 쓸쓸한 이 계절에는 그저 나무들만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뿐이다
멀리 보이는 내원사의 산내암자
산속 깊은 곳에 있지 않고, 일주문 가까이 있는 것이 다른 절과 다르다.
가깝게 지내는 비구니 스님 한분이 소나무 사진을 좋아 하시는데
사진 실력이 엉망이라 선물을 할 수 없지만 그냥 소나무를 찍어 보고 싶었다.
가재가 있을 것 같은 계곡물에 신발을 벗고 발을 담그고 싶었지만
비내리는 가을 날이라는 것이 부담을 안겨준다.
거의 잎새를 다 떨궈 낸 나무이지만, 푸르름이 온 산을 덮을 때 까지 긴 겨울을 보내야 한다.
내원계곡은 경남 양산 천성산 자락에 있다.
1급수에 사는 도룡뇽과 희귀한 물고기들과 그 곳에 살고 있는 맑은 물을 먹고 사는
생물들을 살려내기위해 '지율스님'은 혼자서 애를 쓰셨지만
천성산은 변해가고 있다.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천성산의 생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파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여지고 있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내원사가 나오는데, 이렇게 맑은여름철에는 거의 몸살을 앓게 된다.
몰지각한 사람들의 계곡 사랑은 언제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다리를 건너면 내원사 초입에 700년된 소나무와 '산신각'이 수문장 처럼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 6km를 걸어가면 아름다운 산사 '내원사'가 나온다.
계절을 거역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숲길의 낙엽들도 비가 그치면
퇴색되어 어디론가 가버릴 것이다.
쓸쓸한 가을이 끝이나고, 겨울이 시작되면 하얀 눈이 포근하게 감싸안을 것 같은 그런 날에
다시 한번 내원사 가는 길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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