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의 단풍은 수채화 물감으로 곱게 그린 한 폭의 풍경화 그 자체이다.
아름다운 가을 색깔이 돋보이는 울창한 숲은 더욱더 선명한 그 나름대로의
자태를 오고 가는 이들에게 선을 보인다.
조용하고 넉넉한 가을의 풍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산사의 뒷곁은
물론 여러 사람이 다녀 갔지만, 내 가까운 이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멋진 곳이기도 하다.
단풍을 제대로 감상하려면,눈 높이를 맟춰 바라보면 색이 더욱 선명하다.
팽나무
숱한세월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고마운, 이제는 고목이 된 나무의 단풍은 이유없이 아름답다.
단풍이 곱게 물든 산사의 가을 은 아름다우면서도 너무도 고즈넉 해보인다.
울창한 숲이 있는 그 길을 걸으면, 꽉 막혔던 가슴속의 응어리가 다 풀리는듯 하다.
노란 은행나무의 곱디 고운 모습이 낙엽이 되어 거리를 은행잎으로 장식을 했다.
연꽃 한송이 피어 있을 것 같은 작은 연못에도 가을은 왔었고 ,물위로 떨어진 낙엽은
작은 조각배가 되어 물위를 둥둥 떠다닌다.
늦가을의 단풍여행은 경주 불국사 였었다.
아름다운 불국사 의 단풍과 낙엽이 쌓인 거리를 걷고 있노라니
가을비는 부슬 부슬 내리고, 숲속의 나무가지에 날개짓을 하며 앉아 있는 두루미한마리를 발견했다.
카메라를 들이밀고 사진을 찍으려 노력을 했지만, 녀석이 좀체로 모델노릇을 하지 앟으려고
무관심 ,무표정이다보니 어둠이 깃든 저녁에 나무가지의 새를 찍기에는 날씨마져도 엉망이었다.
결국에는 새를 찍었으나 흑백사진이 되어 흔적만을 남겼을뿐이다.(사진 찍는 실력이부족한것일까?)
숲사이로 부는 맑은 바람과 가을비에 몸을 적시고, 울긋불긋 새 각시처럼 옷을 갈아 입은 숲 속을 걷다보니
나무 끝에 살풋 앉은 새 한마리!
비내리는 가을 날의 단풍 숲에 잠시 쉬어가는 두루미도
이렇게 쓸쓸한 가을날의 저녁에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쓸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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