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음력으로 정월이지만 입춘이 지났기에 봄마중을 하고 싶어서 산사로 떠나보았다.
계속되는 한파에 봄마중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은 어쩔수 없이 꽃나무 주변이었다.
작년에 홍매화가 피었던 곳을 다시 찾아가보았다.
봄을 기다리는 것인지, 꽃을 기다리는 것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올해도 역시 성급하게 매화를 만나러 갔던것이 확실하다.
통도사 '영각' 앞의 홍매화 꽃망울이 이렇게 부풀어 있었다.
통도사 '영각' 문살에 활짝 핀 홍매화를 상상해본다면,벌써 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통도사 산내암자 '극락암 수세전' 앞의 홍매화가 작년에는 통도사보다 먼저 피었다.
언뜻 빨간 빛이 보여지는 것이 조만간에 꽃망울이 터질 것 같다.
홍매화의 빨간 빛이 선명하게 보여지는 극락암 수세전 앞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얼음장 밑에서 들려온다.
입춘이 지났고, 한 주일만 있으면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이다.
두껍게 얼었던 계곡에서 물흐르는 소리는 봄이 오고 있다는 소리로 들린다.
봄을 기다린다는 것은 삶의 활력을 찾는 일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얼음이 녹아버린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는 곳에서 고양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노란 산수유가 피어야 할 시기에 아직도 빨간 열매가 꽃처럼 아름답다.
산수유의 빨간 열매와 산수유의 노란꽃의 만남이 이루어지려는지
산수유의 빨간 열매는 가을을 나타내는 것이고, 산수유의 노란꽃은 봄을 말해주는 것이거늘...
파란하늘에 빨간 열매도 너무 잘 어울린다.
봄을 기다리는 풍경 속에는 아직도 가을이 머물고 있다.
샛노란 산수유 꽃이 필때 쯤이면,스스로 땅위에 떨어져서 자신의 길을 가야하는
빨간 열매가 애처로운 생각이 든다.
그래도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미련없이 가야하건만 ~
아름다움을 떨쳐내야 하는 것이 웬지 서글프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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