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날씨 변덕도 심하지만, 비 또한 신경쓰지 않아도 될 만큼 자주 내렸다.
혹시 봄가뭄이 있지나 않을까, 5월 초에 잠시 투덜거리기는 했었으나
요즘 처럼 자주 내려주는 봄비라면, 모종으로 심은 봄채소 가꾸기에는
그냥저냥 골머리 앓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비가 자주 내리다보니 모종으로 키우는 농작물보다
더욱 잘 자라고 있는 것들은 어찌된일인지 쓸데 없는 잡초들뿐이었다.
여전히 들쑥날쑥한 기온의 일교차는 어린채소들에게 냉해까지 입히고 있는데
잡초들은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폭풍성장 하는 느낌인듯 했다.
차일피일 시간을 내려고 해도 풀뽑기라는 것이 자꾸만 미뤄지고 있었기에
큰 맘 먹고 풀뽑으려고 작정한 날에 공교롭게도 하루종일 비소식이 있었다.
누군가 극성스럽다고 핀잔을 주거나말거나
기왕에 시작한 것이니까 비옷 까지 챙겨입고 풀을 뽑고 있었는데...
어찌된일인지 텃밭 도랑가에는 풀보다는 돌미나리가 더 많았음에
비 내리는 날에 진짜 일거리가 생긴 것 같아서 어이없게 웃어보기 까지 했다.
잡초라고 생각해서 자꾸만 뽑아내도
한켠에서는 자꾸만 자라고 있다가
기여코 꽃을 피운 '지칭개' 꽃이 예쁘기는 했다.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라서인지
선명한 색깔도 봐줄만 했다.
비가 내리는 텃밭에 나가보니
올해들어서 처음으로 붓꽃이 한송이 피었다.
직접 키운 꽃이라서 그런지 대견했다.
하얀 색깔의 붓꽃 꽃봉오리가 제법 보였다.
지난해 제천에 사시는
블로그 친구분이 뿌리를 보내주셨는데
올해 이렇게 많은 꽃봉오리를 만들어냈다.
텃밭에서 키우고 있는 둥굴레가
하루가 다르게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신기했던지?
딱 한송이 심어놨던 둥글레가
20포기 정도로 새끼를 치더니
그 많은 것들이 모두 꽃을 피우고 있었다.
둥굴레 꽃말은 '고귀한 봉사'라고 했다.
큰 비가 아니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였기에
도랑치고 가재 잡는다는 말 처럼...
비옷을 입고, 텃밭 옆 도랑에서 풀을 뽑다보니
풀보다는 돌미나리가 더욱 많았다.
그냥 돌 미나리까지 몽땅...
잡초 취급하기에는 쬐끔은 아까웠다.
봄철에 사람들은 일부러
돌미나리를 뜯으러 다닌다고 하건만...
풀뽑고, 돌미나리 뜯고 바쁘기만 했다.
텃밭가에 무성하게 풀이 많으면
가끔 풀숲에서 뭐가 기어나올까봐
늘 기겁을 하면서 조심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깨끗하게 풀을 뽑고 나니까
앓던 이가 빠진듯 시원하기만 했다.
도랑가 옆으로 붓꽃이 활짝 피어서
비를 맞고 서있으니 그것도 예뻐 보였다.
텃밭 도랑가에 돌미나리가 제법 자라서인지
올해는 몇번이나 뜯어먹게 되었다.
지난해 일부러 다른 곳에 가서
돌미나리를 캐다가 심어놓은 것인데
일년 동안 많이 번졌음이 반갑기도 했다.
깨끗하게 뜯어왔어도 일단은 물에 담가놨다.
그리고는 끓는물에 데쳐서 나물을 한 후
냉동실에 저장을 해두기로 했다.
그냥 데쳐서 냉동실에 저장해 놓으면
질겨져서 먹을 때 곤혹스럽기 때문에
늘 나물을 무쳐서 저장한다.
옛날 부터 돌미나리는 간에 좋다고 하며
돌미나리는 약효가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
또한 돌미나리는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고
해열, 일사병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돌미나리는 비타민이 풍부한
알카리성 식품이라고 한다.
돌미나리 무침은
밥을 비벼먹어도 맛있지만
잔치국수 고명으로 올려 먹는 것이 맛있어서
일부러 국수를 만들어 먹게 되었다.
비내리는 날의 하얀 찔레꽃도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예뻤다.
텃밭가에 하얗게 핀 찔레꽃이다.
비가 하루종일 제법 많이 내려서
늦은 오후에 텃밭 주변을 살피러 나갔더니
텃밭 옆 어느집 울타리에
비를 맞은 노랑장미가 너무 예뻐보였다.
창문에 불빛 까지 새어 나오는
늦은 저녁의 비맞은 노랑 장미가 보기좋았다.
장미꽃 중에서는 노랑장미를 가장 좋아 한다.
올해 처음으로 만나게 된 노랑장미라서
비가 오는 날인데도 우산을 쓰고 사진을 찍어봤다.
노랑장미의 꽃말은
우정, 기쁨, 당신을 사랑합니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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