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기가막힌 불볕 더위가 언제까지 지속되려는지?
한겨울에 찾아오는 추위는 삼한사온이 있었고
며칠 바짝 추웠다가도 다시 기온이 포근해지는 너그러움도 있었으나
여름 더위는 그럴만한 인정이나 아량도 없고 그들만의 법칙도 없는듯 했다.
휴대폰에 표시되는 한밤중 기온은 여전히 27도 열대야 였다.
이런저런 잔소리가 필요없는 진짜 너무하다는 느낌뿐 할말은 없다.
오전 6시에 텃밭에 나갔었는데 오늘 부터는 1시간 앞당겨서 5시에 나갔다.
평소에는 아침 잠이 많아서 새벽 5시는 한밤중이었는데
그것도 어쩔수 없다는 이유로 그렇게 일찍 밭에 나가지 않으면
절대로 텃밭 일을 할 수 없는, 지독한 불볕이라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었다.
날씨가 더울수록 폭풍성장 하는 각종 채소들 중에서
열매 채소들은 매일같이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싶어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
덕분에 매일 따내는 오이가 며칠새에 한보따리가 되었으므로
오이지를 15개씩 담그게 되는데, 오늘 두번째 담그기도 했었다.
지난번에 열흘 남짓 자주 내렸던 비가 장마비였고
그러면서 어느새 장마가 끝났다는 소식이 왜그렇게 서운한 것인지?
올해의 짧기만 했던 장마....
폭염속에 비라도 시원하게 내려줬으면 하는 바램도 이미 물건너 갔고
밤낮 구별없는 불볕 더위의 끝은 언제쯤인가?
아직은 매미소리도 들리지 않는 7월이건만 가을이라는 단어가 그립기만 하다.
새벽 5시 20분
텃밭의 부지런한 호박꽃은
해가 떠오르고 있어서 약간 그늘이 생겼다.
그래도 화사한 모습이 예뻤다.
호박꽃의 꽃말은 '광대함, 사랑의 용기' 였다.
내가 씨를 뿌린적도 없었고
그렇다고 모종을 심은 적이 없건만
텃밭 한켠에 원추리꽃이 피고 있었다.
어디서 씨가 날아와서 붙박이가 된 것이
고맙고 신기하고 예뻤다.
순전히 꽃을 보려고 심어놓은 도라지가
백도라지였으며 이만큼 꽃을 피웠다.
기왕이면 보라색 도라지꽃이길 바랬으나
이렇게 꽃이 피어준 것도 감지덕지였다.
진짜 여름은 맞는 것 같았다.
덥던지 말던지 하루가 다르게
예쁜 모습이 되어가는 봉숭화도
이른 새벽이 더욱 싱그러운 모습이었다.
봉숭화의 꽃말은
경멸, 신경질,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였다.
채송화도 하루 하루 꽃송이가 늘어났다.
피고지고를 반복하면서
불볕의 여름날을 즐길 것 같았다.
채송화의 꽃말은 '가련, 순진'이다.
텃밭에 피고 있는 예쁜 꽃 중에서
붉은 톱풀꽃은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식용 약용으로 이용되는데
붉은 톱풀꽃의 꽃말은 '가르침'이다.
텃밭지기가 키우고 있는 란타나꽃도
여름철에 피는 꽃으로
더위 쯤은 아무것도 아닌듯 예쁜 모습이다.
날씨가 더우니까 여름 채소 중에서
토마토 수확철이 되었으나
익어가는 토마토를 먼저 먹는 녀석이 있었다.
하루라도 텃밭 나가는 것을 게을리 하면
까치가 익은 토마토를 먹는다는 것...
기가 막힐뿐이다.
오늘 아침에 따온 토마토 중에서
까치에게 빼앗긴 것도 제법 있었다.
절반을 파먹고 갔다는 것이 화가났다.
그래도 이만큼 땄으니까 마음을 비워야 했다.
텃밭에서 가장 귀하게 크는 것은
노각오이였다.
어쩌다가 한개씩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다.
텃밭지기 밭에 키우고 있는 코끼리 마늘이다.
오직 꽃을 보려고 심을뿐...
마늘은 쌉쌀하고 맛이 없다고 한다.
치커리 꽃 중에서
예쁜 꽃을 피우는 것은 적치커리이다.
적치커리꽃의 꽃말은 '절약'이다.
요즘 들판에서 가장 예쁘게 피는 꽃은
도라지꽃이다.
이른 새벽이라서 더욱 예뻐보이는 도라지꽃은
불볕더위와는 상관없는듯 했다.
이른 새벽 5시10분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는 들판의 풍경은
살랑살랑 부는 바람도 좋았고
이슬 방울 맺혀 있는 것도 좋아보였다.
아무도 가지 않는 들길을 걸어서
텃밭으로 가는 새벽길에 도라지꽃들이 있어서
더욱 상쾌하고 즐거웠으나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그때 부터는
불지옥이 된다는 것이 요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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