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추운 겨울에 볼 수 있는 꽃들

nami2 2025. 1. 24. 22:23

지난해에는 이맘때 매화가 피기 시작했고, 작은 들풀꽃인 봄까치꽃도 피었다.
그런데 올해는 그다지 영하의 날씨도 아니건만 매화소식은 아직이었다.
겨울 날씨라고 하기에는 참으로 어중간한 기온인데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거워서인지 봄소식이 늦어지는 것 같았다.
이제는 노루꼬리 보다 더 짧아진 겨울인데...

몇번 정도 밖에 춥지 않았던 혹한의 날씨였음에
꽃 피우는 것도 훼방을 놓는다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는 알 것 같았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어서 산불조심하라는 문자메세지가 날아들 만큼
이곳은 아예 눈이 내리지 않는 곳이라지만 그래도  비는 내려줘야 할텐데...
언제 비가 내렸었는지, 손가락을 꼽아봐도 날짜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설명절 전 후로 꽃소식을 전하던 매화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걷기운동은 늘 하루의 일과 중에 하나였었기에 들판으로 나가봤다.
그런데 오늘 만큼은 길 위에서 예쁜 것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들길을 걷는 내내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었다.
아무튼 꽃과 열매가 삭막한 겨울을 돋보이게 하니까 무조건 예뻐 보였다.

오라는 곳은 없어도 걸어갈 곳은 많았고 어느쪽으로 갈 것인가
선택을 잘하게 되면 그나마 사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심심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설 명절이 지나면 곧 매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곧 겨울이 끝나간다고 해도 아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날씨는 영상의 날씨가 계속되니까
알게 모르게 민들레 꽃이 피는 것 같았다.
언제 꽃이 피었다가 졌었는지
민들레꽃의 흔적들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민들레꽃이 홀씨되어...라는 시가 있지만

그것은 감성적인 멋스러움이겠으나
민들레 홀씨를 만나게 되면 그냥 심란스럽다.

들길에서 만났을 때는 그냥 훅~하고

불어버려서 씨를 날리는 재미도 있겠지만...
텃밭에서 만났을때는 홀씨가 떨어져서
밭고랑에 떨어질까봐
민들레 씨앗을 한꺼번에 움켜잡아서
비닐에 담아 쓰레기통에 넣어버린다.
그렇게 해도 씨가 떨어져서
텃밭은 민들레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된다.

15일 전에 다녀갔던 동장군 때문에
가는 곳마다 애기동백꽃은
퇴색된 꽃잎으로 살아가고 있다.

젊은 새댁이 꽃을 피우자마자
20년도 더 늙어버린 모습이다.
그래도 그런대로 아름답기도 했다.

하얀 도화지에 옅은 색깔로 그려봤던
수채화 그림 같은 모습도 봐줄만 했다.

영상 10도~13도가 계속되고 있으니까
간혹 눈에 띄는 애기동백꽃이
또다시 새색씨가 된 것 같은 모습이다.
새롭게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봄소식을 전하는 것 같았다.

움츠렸던 겨울이
다시 활력소를 내뿜는 느낌이었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하지만
그래도 꽃이 있으니까 좋기만 했다.

남천 열매가 화사한 모습으로
겨울을 예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매자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관목인데
붉은 열매가 겨울 내내 이쁜짓을 하고 있다.

메마른 풀들이 있는 삭막한 들길을 걷다가
냇물이 있는, 데크 길 주변에
푸른 대나무숲이 싱그럽게 보여졌다.

숲 주변에 팔손이 나무들이 제법 있었다.
한겨울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꽃을 피우는 식물은 오직 팔손이 나무뿐이었다.
팔손이 꽃말은 '비밀, 기만, 교활'이다.

팔손이 나무 원산지는 우리나라와 일본이다.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바닷가의 산기슭이나 골짜기에 서식한다.

시냇물을 따라서 걷다보면
넓은 바다가 있는 곳 까지 걷게된다.
그러나 겨울 가뭄 때문에

물이 많이 흐르지 않으니까 새들이 모여들지 않았다.

청둥오리와 왜가리, 여러종류의 물새들이 노는 곳인데

냇가에는 아무도 찾는 녀석들이 없어서 쓸쓸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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