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겨울 공원에 핀 예쁜 수선화

nami2 2025. 2. 1. 22:00

설명절 전 후로 일에 파묻혀서 힘든 시간을 보내었고
명절 이튿날에는 부득이하게 알바를 하러 갔었으며
그리고 알바를 다녀온 이튿날에는 통도사에 다녀오느라 하루를 소비했다
통도사 다녀온 그날 저녁에 아주 심하게 몸살 증세가 나타났다.
이러다가 그동안의 과로가 겹친 몸살 때문에 죽는 것은 아닌가?
쓸데없는 망상이 마음속을 헤집어놨었다.

한 해, 한 해 체력이 고갈되고 있었음은 세월탓이겠지 생각해봤다.

마침 주치의 처방전으로 받아놓은 몸살약이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해봤다.
몸살이라는 불청객이 늘 일상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의사 처방 몸살약이 어느새 응급 상비약이 되어 있었다.

 

오늘 아침에 컨디션은 조금 나아졌으나 그냥 푹~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스럽게도 푹 쉬기 좋을 만큼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엎어진김에 쉬어간다는 속담이 이런 때는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종일 추적거리며 내리는 비 덕분에 몸살 핑계대고
문 밖 출입을 단 한발자국도 해보지 않았던 겨울비 내리는 주말이었다.

엊그제 집 근처에 있는 군청 안의
공원길에서 걷기운동을 하다보니
연못가에서 예쁘게 피고 있는
수선화를 만나게 되었다.
제주 수선화라는 '금잔옥대'였다.

 

제주수선화는 엄동설한에

꽃이 피는 것으로 잘 알려진 꽃인데

이곳은 제주가 아닌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거늘

그래도 제주에서 이사 왔다는 것만으로

꽃이 피고 있었음이 고맙기만 했다.

 

연못가 주변에서 꽃이 피고 있는 수선화는
제주도에서 겨울에 꽃이 피는
제주 수선화 중의 '금잔옥대' 라는 꽃인데...

 

지난해 부터 집 근처의 군청 연못가에서
꽃이 피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시나 해서 가봤더니
제법 많은 꽃들이 피고 있었음이 신기했다.

겨울 연못가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연못에는 푸른 잎의 연잎도 존재했다.

군청 안의 소공원인데
그곳에 하수처리장이 있어서인지
물을 정화시키는 물레방아도
분위기스럽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 군청 공원의 홍매화도
다른 지역 보다 꽤나 일찍 피는 편인데
이곳 역시 홍매화는 아직 꽃봉오리뿐

개화 하려면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목련 꽃망울도 제법 보였으나
아직은 목련 꽃 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홍매화가 빨리 피길 기다릴뿐이다.

겹동백이 제법 꽃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후죽순 처럼...
봄소식을 알리는

겹동백꽃의 꽃망울들이
다닥다닥 제법이었다.

아무도 없는 겨울 공원이지만
이곳 기장 군청內의 공원에는
다른 곳보다는 일찍 매화, 수선화, 목련의

봄꽃 소식이 있다는 것에
자꾸만 서성거릴 때가 많아진다.

작은 연못이 호수 같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주변의 경치가 한몫을 했다.

제주 향수선화 '금잔옥대'는
꽃 모양이 백옥 받침에 올려진
황금빛 잔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꽃말은 '부, 번영, 행복'이라고 했다.

제주 수선화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사랑했다고 전해지는 꽃이다.

추사 김정희가 수선화를 처음 만난 것은

선생이 나이 24세 때 부친을 따라 중국 연경을 방문했을때라고 한다.

그때 수선화의 빼어난 자태에 마음을 뺏긴 선생은

그 이후 생각치도 않은 곳에서 수선화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의 나이 55세 때 

생애에서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제주 유배지에서 였다고 했다.

 

당시 제주도에는 수선화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었으며

수선화의 알뿌리를 말과 소의 먹이로 사용할 정도였다고 했다.

추사 김정희는 제주도 유배 기간 동안에 수선화를 가까이 두고 즐기며

그림으로 남기고, 수선화를 예찬한 시를 남기기도 하였다고 한다.

 

제주에 유배중인 추사 김정희가 쓴 수선화 시는 다음과 같다

               *수선화*

한 점 겨울 마음, 송이 송이 둥글고

그윽하고 담담한 기품이 냉철하고 빼어나구나

매화꽃 고상해도 오히려 뜨락을 못 떠날 때

맑은 물에서 진실로 해탈한 신선을 보네

 

위 시에서 추사는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매화도

뜨락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수선화는 뜨락을 벗어난 해탈한 신선이라고... 예찬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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