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낮기온이 18도라면 그다지 추운 날씨는 아니였으나
늦가을의 스산함 때문인지, 기분적으로는 은근히 춥다는 느낌이었다.
들판에는 아직도 여름꽃이 피고 있었고 또 새롭게 봄꽃이 핀다는 것이
옛날 같으면 꽤나 기가막힐 일이지만 ...
이곳은 동해남부 해안가였기에 그러려니 해보는 요즘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늘 집주변을 뱅뱅 돌며, 걷기운동 하는 것이 조금은 지루했었기에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 가는 시골동네로 걷기운동을 하러 가봤었다.
집 주변은 해안가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에 시달려서 나무들은
거의 나목이 되어서 볼품이 없었으나
그 와중에서도 식물들은 꽃피는 것들이 있어서 즐거움이 되긴 했었다.
그런데 오늘, 걷기운동을 집 주변에서 멀리 나가봤더니
해안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은 애기동백꽃이 피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바다 저 멀리서 부는 해풍은 어느때는 시원한 바람이 되어주기도 했으나
또 어느 때는 나뭇잎이 단풍들기 전에 모두 떨어져서 뒹굴게 하는
이상한 괴물 같은 바람이라는 것도 늘 염두에 두긴 했었다.
그러나 그런 이상한 바람이 없는 곳에서는 애기동백꽃이 피었다는 것...
11월이 시작되면서 은근히 기다려봤던 애기동백나무꽃도
자연을 거역하지 않고 벌써 피기 시작했다는 것이 일단은 신비스럽기만 했다.
11월이 되면서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봤던
애기동백꽃을 오늘 만났다.
엊그제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꽃봉오리가 펴질듯 말듯 했었는데
벌써 많은 꽃송이가 활짝 피고 있었다.
수없이 많은 꽃봉오리가 다닥다닥...
활짝 피는 것은 시간문제일뿐이다.
차나무과의 상록성으로 한 겨울에도
잎이 푸르고 싱싱하기 때문에
남부지방에서 겨울 내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애기동백나무는...
꽃은 동백꽃과 비슷하지만
잎과 꽃이 작아서 애기동백이라고 부른다고 하며
꽃말은 '자랑, 겸손한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산다화라고 부르는
애기동백의 원산지는 일본이다.
원래 애기동백나무는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자생하지 않는 나무였으나
일본에서 추위에 강한 원예품종으로
개량한 것을 들여와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관상용 정원수로 재배한다고 했다.
단감나무의 단감이
어느새 새들의 먹거리가 되고 있었다.
딱딱한 감이나 떫은 감을 먹지 않는 새들은
감이 말랑 말랑해지니까
감나무에서 먹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시골동네는 집집마다 거의 감나무가 있었다.
어르신들이 혼자 사시는 댁에는
나무 밑에 떨어진 홍시가 제법 많았다.
주워서 먹으려고 하니까 이미 터져있었다.
붉게 익어가는 감나무 풍경
손을 뻗어서 따먹고 싶었으나
아직은 땡감이라는 것에 유혹을 떨쳤다.
요즘 날씨는 심술맞은 뺑덕어미 같았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은
순간적으로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하니
예쁜 하늘은 아쉽게도 사라질 때도 있었다.
이 나무는 벌써 까치밥을 남겨놓은듯...
요즘은 감 따는 일이 한창이다.
곶감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개를 쳐들고 자세히 봤더니
새 한마리가 열심히 먹고 있는 것을 보니
홍시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제법 보여졌다.
남겨진 겨울새들의 먹거리 풍경은
한폭의 그림 처럼 멋져보였다.
직바구리 새들은 감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감나무에는 까치보다 직박구리가 더 많았다.
쬐끔만 날씨가 양보했더라면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의
붉은 감이 돋보였을텐데...
날씨가 흐려져서 사진찍기가 아쉬웠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국화향은 짙었다.
시골동네로 들어갈수록 국화꽃은
향기도 짙었고 피어있는 모습도 자연스러웠다.
걷기운동 하다가 습관처럼 국화 앞에서
코 끝을 대보면 그 짙은 국화 향기는
걷기운동 내내 발걸음도 가볍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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