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왕릉 담장에 곱게 핀 능소화

nami2 2024. 6. 26. 22:34

6월이 되면서 초여름꽃들이 많이 피고 있었지만 능소화는 소식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기다렸으나 능소화 개화시기는 느긋했다.
접시꽃도 피고, 수국도 피고 있었으며 가을 코스모스도 피고 있었는데
기다리는 능소화의 꽃소식은 참으로 여유로웠다.

그러다가 6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가는 곳마다 하나 둘씩 꽃이 보이면서
6월 끝자락이 되고보니
겉잡을 수 없이 피고 있는 능소화 때문에 발길 까지 자꾸 멈추게 되었다.

이곳 내가 살고 있는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서 김해는 꽤 먼곳이었다.
부산역을 중심으로 동쪽 끝과 서쪽 끝인데
가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도 쉽게 갈 수 없는 곳이었기에 늘 마음뿐이었다.

6월 쯤, 김해 수로왕릉 담장 옆에 능소화가 예쁘게 피고 있다는 소식은
몇년 전 부터 알고 있었으나 갈 기회가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었다.
그러다가 생각치도 않았던 귀인을 만나서 김해 까지 쉽게 다녀왔으며

덕분에 왕릉 담장 옆의 아름다운 능소화를 만날 수 있었다.

꽃 피는 시기를 잘 맞췄는지
담장가의 능소화는 덜 피지도 않았고
꽃잎이 떨어 지고 있는 시기도 아닌 것이
아주 예쁜 절정의 순간 처럼 예쁘기만 했다.

귀인을 만난 것이 대박인듯...

 

능소화는 고택의 담장과
잘 어우러지는 꽃이 아닌가 생각할 만큼
분위기 까지 멋스럽기만 하다.

능소화의 꽃말은
여성 ,명예 ,기다림, 그리움이다.

능소화는 중국이 원산으로 우리나라 전역에 심어 기르는
갈잎 덩굴성 목본식물로서
초여름 부터 7월 까지 꽃이 피는 주황색의 아름다운 꽃이다.

능소화는덩굴성 나무이기는 하지만
수명이 매우 긴 식물로서 관리만 잘하면
몇백년을 넘게 자라는 식물이라고 한다.

문득 진안 마이산 탑사 절벽 위로  넝쿨지어 올라가는

주황색 능소화꽃이 생각났다.

 

옛 선비들은 능소화 꽃이 질 때
꽃송이채  품위 있게 떨어지는 것을 보고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하며
그래서 양반꽃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수로왕릉 입구의 '가락루' 누각

김해 수로왕릉(대한민국 사적제73호)

왕궁(봉황대)의 동북쪽 평지에 조성 되어 있으며

왕릉의 형태는 원형봉토분이다.
높이는 약 5m이며
비문에는 '가락국수로왕릉'이라 적혀있다.

1647년(인조25년)에 왕명에 의해 묘비를 세웠고
1878년(고종15년)에는 위패를 모신 숭선전 선액이 이루어졌다.

매년 음력 3월15일과 9월15일에는 숭선전 제례를 지내는데
이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뒷뜰의 능소화와 송엽국이 눈에 띄였다.
이곳은 출입금지 구역이라서
어느 전각인지, 전각의 이름은  알 수가 없었다.

담장 너머 그 아래로
흐드러지게 늘어진 주황색의 꽃들은
우아하기 까지 했다.

능소화는 조선시대의 과거시험 장원급제한 사람에게
임금이 관모에 꽃아주는 어사화로 쓰이기도 했는데

그런 까닭에 평민들은 집에서 능소화를
함부로 키우지 못했다고 한다.

가락국 중엽에

조각된 연꽃 문양의 '연화대석'이다.

연못가에 핀 수련...

능소화도 예쁘지만
연못에 핀 수련도 한몫을 했다.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핀 왕릉의 담장

홍살문은 능묘나 궁전 관아 앞에 세우는
붉은 물감을 칠한 나무 문으로
중간에는 태극 문양이 그려져 있고
양쪽에는 화살 모양의 나무를 세워 두었다.
경의를 표하라는 뜻으로 신성구역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수로왕은 가락국의 김해 김씨의 시조이다.
42년 금관가야 9부족의 추장인 9간(干)이 김해 구지봉에 모였을 때
붉은 보자기에 싸여 하늘로 부터 내려온 금합(金盒)안에서
해 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개를 얻었다.

반나절만에 여섯개의 알은 모두 사람으로 화하했는데
수로왕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키가 9자(尺)이고, 팔자 눈썹이며, 얼굴은 용과 같이 생겼는데
처음으로 사람으로 화했기 때문에 '수로' 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달 보름에 9간(干)의 추대로 왕위에 올랐고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을 왕비로 삼았다고 한다.  <두산백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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