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제주 큰 엉 해안과 쇠소깍

nami2 2024. 3. 8. 22:23

제주에서 여행을 하다보면

조금은 낯서른 지명과 간판들이 아리송하게 했다.
재미있기도 했고 갸우뚱하게 할 때도 있었는데
제주 방언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러려니 하면서도 대충 넘어가지 못할 때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관광지 이름 앞에서는 그냥 웃고 말았다.
큰 엉과 쇠소깍....!! 무슨 뜻인지 ?

제주를 밥 먹듯이 다녀오는 여동생의  추천으로 다녀온 곳은
제주 올레길 5코스에 들어 있다는 해안길이었다.
그곳은 서귀포시 남원 포구에서 시작되는 남원 큰 엉 경승지와
제주 서귀포시 하효동에 위치하고 있는

쇠소깍이라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멋진 풍경이 있는 곳이었다.

서귀포시 하효동에 위치한 쇠소깍은
원래는 소가 누워 있는 형태라 하여
쇠둔이라는 지명이었는데

 

효돈천을 흐르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서
깊은 웅덩이를 만들어
쇠소깍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쪽은 담수 저쪽은 해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서 함께 하는 곳이다.

쇠소깍의 명물은 태우라고 하는 작고 평평한 뗏목이 있는데
줄을 잡아당겨서 물위를 유유히 가르며
구석구석 까지 감상 할 수 있는 이색적인 자랑거리가 있다는데
비가 너무 많이 내려, 계곡물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안전 때문인지, 태우는 멈춰서 있었다.

그대신 카약을 타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였다.
쇠소깍 에서 태우와 카약은 구명조끼를 입어야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런 곳이 없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걷기좋게  쇠소깍 주변의
데크길이 잘 만들어져 있었다.

이곳 쇠소깍은
서귀포 칠십리에 숨은 비경 중 하나로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과 소나무 숲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고 했다.

멀리서 굉음의 폭포 소리가 들려왔고
나무 사이로 언뜻 폭포가 보였다.

 

며칠동안 비가 많이 내렸기에
멋진 폭포를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비가 내리지 않으면 이런 폭포도 볼 수 없다고 한다.

쇠소깍은 용암이 흘러 내리면서 굳어져
형성된 계곡 같은 골짜기로
이름 만큼이나 재미나고
독특한 지형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집 주변 동해 남부 해안가에서 지겹도록 봤었던
집채만하게 너울성 파도 치는 모습을
제주 까지 가서 또 보게 되었다.

 

이유는 바다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한
서울사람들 때문이었다.
여동생 부부는

파도 치는 모습이 멋지다고 했지만 나는 시큰둥이었다.

이곳이 제주 큰 엉 해안 경승지이다.

큰 엉 표지석은 구멍이 숭숭 뚫린
검은색 현무암이라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해안가의 갯바위도 구멍이 숭숭...
볼수록 신기한 모습이었다.

바닷가나 절벽 등에 뚫린 동굴을
제주도 방언으로 "엉"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래서 큰 바위 덩어리가
아름다운 해안을  집어 삼킬듯한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언덕이라는 뜻으로
큰 엉이라는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지난 늦가을 부터 피기 시작하던 해국이
거센 파도속에서도

여전히 꽃을 피우고 있었다.

색깔이  너무 예쁜 보라색 꽃이
바닷물과 계곡물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예쁘게 피고 있었다.

 

제주에는 계곡물 흐르는 모습은 참 보기 힘들다고 했는데
며칠 동안 비가 내려서인지
가는 곳마다 시냇물 처럼  졸졸.. 예쁘게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보랏빛 꽃은 정확하게 이름을 알 수 없었는데
혹시  '갯개미취'가 아닌가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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