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휴일 아침입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앞산 중턱에는 물안개가 가득해서 산의 모습이 절반은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산새들은 지저귀고 있음은 휴일아침의 여유로움을 따끈한 차 한잔으로 시작하렵니다.
시원한 녹차 한 잔보다, 따끈한 연잎차가 더 어울리는 비오는 여름 날이기도 하지요
이제는 우리가게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족같은 터줏대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꽃입니다.
태어난 고향은 남미의 브라질이지만, 햇빛도 아닌 형광등 불빛만으로도 적응이 되어 잘살고 있습니다.
잎만 바라보아도 신기한데 이렇게 올해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이꽃의 이름은 '글록시니아'입니다.
꽃시장에서 사온것이 아니라 이꽃은 처음 부터 더부살이 였는데, 지금은 주인과 객이 뒤바뀌었지요.
10만원이 넘는 거액의 '관상수'보다 그냥 더부살이로 화분의 흙속에따라 들어온
이 꽃은 4년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시선집중입니다.
꽃봉오리가 붉어지면서 3일째 되는 날 이런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더군요.
꽃 키우기 책을 사가지고 와서 그책을 참고삼아 이 꽃을 오래도록 키우려고 했는데, 이 꽃은 책에 나온 방법을
따라서 길들여지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고집과 자존심으로 살아 가고 있는 신비스런 꽃입니다.
처음 우리집에 올 때도 우리가게에 오시는 많은 손님들을 놀라게 하더니 역시 지금도 신비스러움을 자주 보여줍니다.
아침에 출근하여 가게 안으로 들어 가면,밤새 가게를 잘지키고 있었다는듯이 약간 변화 있는모습으로 나를 반깁니다.
이제는 또하나의 꽃송이도 제법 꽃모양이 되었습니다.
5~6월에 꽃을 피우고, 가을에 다시한번 꽃을 피우고 잎조차 흔적없이 사라졌다가 봄이되면,
새싹이 올라오기를 해마다 반복했는데, 작년에는 파란 잎이 그대로 겨울을 나고 이렇게 꽃을 피우는군요.
지난해는 한군데에서 꽃봉오리가 18개 정도 나와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올해는
또 이런 모습으로 첫선을 보이는군요.
하루가 다르게 꽃모양이 변화가 되더니 이제는 거의 다 핀듯합니다.
벨벳같은 잎사귀에서 조화같은 꽃 향기조차 없는 가게의 한쪽 구석에서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신비스런
아름다움을 전해 주는 '글록시니아'
이제는 터줏대감 처럼 없어서는 절대 안되는 우리가게의 가족같은 그런 꽃을 비내리는 휴일아침 첫선을 보입니다.
휴일이 지나고,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가면 꽃은 혼자서 가게를 지키며 활짝 피어 있겠지요.
즐거움이 있는 그러면서도 행복과 편안함이 있는 휴일이 되세요.
그후~열흘이 되어서 다시 사진을 찍어서 올립니다. 봉오리였었던 꽃까지 몽땅 피었네요.
이 나무에 이렇게 더부살이를 하면서도 이렇게 우아한 모습으로 꽃을 피워주는것에 항상 감사한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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