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하늘로 보낸 접시꽃 편지

nami2 2010. 6. 23. 23:55

          문득 텃밭이 있는 뒷뜰에 가보았습니다.

          사는 것이 무엇이 그리 바쁜지?

          꽃이 핀것도 모르고, 여름은 쉽게도 찾아왔지요.

          이미 하늘 저쪽으로 하얀 구름을 타고 날아가버린 사람! 

          꽃을 너무도 좋아 했던 텃밭주인이 심어 놓은 접시꽃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잡초만 무성한  텃밭 한켠에서 이렇게 피어 있었습니다.  

          꽃주인은 하늘로 가고 없는데, 올해도 이렇게 예쁘게 홀로 피어 있는 접시꽃이 웬지 슬퍼 보이는 것은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때문인가 봅니다. 

         작으마한 텃밭에는 온갖 야생화들이 많이도 있었습니다.

        봄에는 매화가 피었고,동백꽃이 피었으며

        그리고 5월에는  넝쿨장미,붓꽃, 영산홍이 피었고,

        딸기도 빨갛게 익었습니다. 

        6월이 시작하며 접시꽃과 나리꽃이 덩달아 피었지요.  

        그러나 텃밭주인의 손길이 닿지않는 가련한 꽃들은 주인이 떠나고 없는데도  

        해마다  변함없이 꽃을 피웁니다.  

        거름도안주고, 물도 안주고, 쳐다보는 사람이 없어도

        꽃의 아름다움 속에 주인을 잃은 슬픔이 있다해도  또 꽃은 피네요.

          텃밭주인은  고기를 잡는 어부였습니다.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는 시간을 빼놓고는 거의 텃밭에서 꽃을 가꾸는 일을 했었습니다.

          집 주변을 모두 꽃으로 가득 메운채

          꽃이 피는 것을 보고, 행복한 미소를 보이는  텃밭 주인은  어느날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가 바닷속 용궁에 꽃을 가꾸러 갔는지 아직도 오지 않고 있습니다.

          좋아해서  텃밭 가득 심어 놓은 접시꽃이 

          작년에도 ,올해도 이렇게 활짝 피었건만 꽃들의 기다림은 한계가 있는데

          아마도 텃밭 주인은 용궁에서 일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나봅니다.

                     접시꽃(촉규화)전국 각지에서 관상용으로 재배  

                     아욱과의   관상용이며 잎,줄기,뿌리 등을 약용한다.

             접시꽃은 독이 없어 예부터 민간의 약재로 이용되었으나,

             성질이 차기 때문에 임신 중이나,비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해가 될 수 있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

                     접시꽃 튀김 

                   *꽃을 봉오리 째 채취하여 손질한다.   

                   *손질한 봉오리에 튀김옷을 입힌다.

                   *처음에는 고온으로 시작하여 점차 낮은 온도에서 튀겨 낸다.

                                            도종환님의 시 '이 세상에는' 을 꽃밭 주인에게 보내고 싶어진다. 

 

              

               이 세상에는

               이 세상에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아무와도 나누어가질 수 없는 아픔이 있습니다.

               마음 하나 버리지 못해

               이 세상에는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 외로움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 아픔 그 그리움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먼곳에 계신 당신을 생각하며

               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는 기다림으로 살아가는 세월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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