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음력 5월 초이틀 통도사 풍경

nami2 2023. 6. 20. 22:49

아직은 시끄러운 매미소리가 전혀 들리지는 않지만...

초여름의 기온은 숨이 막힐 만큼 뜨거웠고
30분 정도 걸어야 하는 숲길을 가면서 흐르는 땀방울은
손수건을 흠뻑 적실 만큼의 무더운  날이었다.

양력 6월19일은 음력 5월 초이튿날이었다.
공교롭게도 음력 5월 초하루는 휴일이었기에
이번에도 또 정상적인 초하루를 지키지 못한채, 이튿날이라도
절에 다녀오게 된 것이 참 다행스러웠다고 생각해봤다.

 

언제나 처럼 토요일과 일요일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휴일이 되겠지만
내게는 일을 하러 가는 날이라는 것이 사명감 처럼 되어 있었기에
절에 가기 위해  하루를 건너 띌 수는 없었음이

현실이라는 것을 인정 해야 하는 씁쓸함이 있었다.
그래도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마음 편안하게
절에 다녀올 수 있었음을 그냥 감사하게 생각해본다.

집 주변에서  능소화 핀 곳이 눈에 띄길래
통도사에 가면
능소화가 활짝 피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해봤는데
기온 차이가 있는 산속의 절집이라서인지
능소화는 아직이었고, 일주문 주변의  

노랑 백합꽃이 초여름을  실감하듯 화사하게 피고 있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앞의 노랑백합꽃

아주 오래된 '300년 이상' 되는 고목나무 위에
노란 땅채송화가  신기할 만큼
예쁘게 꽃이 피고 있었다.

땅채송화는 갯바위 위에만 자라고 있는줄 알았는데
산속의 절집 바위도 모자라서

오래된 고목나무 위 까지 피는 줄은 미처 몰랐다.

통도사 전각 뒷쪽  요사채 숲을 향기롭게 하는 나무가 있었다.
태산목 나무였다.
하늘과 맞닿을 정도의 키가 큰 나무에

연꽃 만큼이나 큰 하얀 태산목 꽃이 너무 많이 피었다.
그림속의 떡 처럼 바라보는 것도 감질 날 만큼
꽃은 예쁘지만 나무가 너무 높아서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없었음이 유감이었다.

태산목 꽃을 구경하다가
전각에 문이 활짝 열린 여름날의 풍경을 접 할 수 있었다.

통도사 대웅전과 금강계단(국보 제290호)의 건물에 현판이 4개나 있다.
정면인 남쪽에는  금강계단,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 북쪽은 적멸보궁인데

대방광전 현판 앞에서 사진을 찍어봤다.
통도사에는 대웅전에 부처님을 모시지 않는 모습이 살짝 엿보였다.

대웅전 안의 유리창 너머로 불사리탑이 모셔져 있다.

 

문이 활짝 열린 모습 속에 보여지는 문 밖의 풍경

창건 설화가 담긴 구룡지에

빨간 꽃이 핀 것 같은  풍경이 예쁘기만 하다.

활짝 핀 수련꽃 보다 빨간 물고기들이 더 예뻐 보였다.

 

대웅전의 바로 뒷쪽에
통도사의 중심이 되는 금강계단 불사리탑(佛舍利塔)이 있다.
이곳에는 통도사 창건주이신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모시고 온 부처님의 정골사리를 봉안하고 있다고 전한다.

 

부처님의 신골(身骨)인 사리를 봉안 하였으므로

대웅전 내부에는 불상을  봉안 하지  않았으며
대신 정교하고 화려한  불단(佛檀)을 조성하여

부처님의 자리를  장엄하고 있다.

대웅전 문 밖을 통해서  보여지는 석탑이 멋스러워 보였다.

대광명전(보물1827호7) 앞의
수국이 참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대광명전은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신 전각으로
다포식 팔작지붕 건물로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광명전 뜰앞의

왕원추리 꽃도 이제서 예쁘게 피어나기 시작했다.

기대를 했던 능소화도 겨우 한송이...
아마도 한달 후에  음력 6월 초하루에는

꽃이 제법  많이 피어 있다기보다는
꽃이 떨어지고 있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했다.

개산조당과 해장보각 그리고
담장 너머  적멸보궁 건물이 진짜 고풍스럽기만 했다.

약사전 앞의 작은 연못에 하얀 수련꽃이
분위기를  만들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듯...
하얀 수련이 너무 단아해 보였다.

작은 연못 속의 하얀 수련꽃!!

천왕문에서 바라본 통도사 경내 전경

천왕문(경남 유형 문화재 제 250호)은 사천왕을 봉안한 문으로
사찰 수호 기능을  담당하는 곳으로
목조 사천왕이 각기 특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통도사 울창한 숲이 우거진 나무 그늘 밑에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절에 갔을 때의 일상이 되었다.
가방속에 가지고 갔던 커피 한잔과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드는 것....

 

그것도 혼자서만이 누려보는 최고의 휴식시간이었다.
겨울에는 추워서 아쉬울 때도 있었고

비가 잦은 봄날에는 그냥 아쉬움이 있었으나

이제 본격적인 더위의 여름날에는

시끄러운 매미소리도 즐거움의 전주곡으로 알면서
울창한 나무숲 그늘은 혼자 누리는 사색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