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예쁜 풍경이 있는 오륙도의 봄

nami2 2023. 3. 22. 22:43

오늘이 윤달 2월 음력 초하룻날인데

뜻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생겨서 절에 가지 못했다.
심란스러움과 함께, 아침부터 동분서주 바쁘게 다니면서

일을 마무리 짓고 나니까, 그냥 마음이 허탈해졌다.
씁쓸함이 허탈함으로 바뀌면서 주저앉을 만큼의 무기력도 느꼈다.

뭐든지 그냥 대충 넘어가는 성격이 아니라서인지

아침 부터 상심이 꽤 컸었나보다.
어려운 일을 혼자서 해결 한다는 것이 그리도 힘들었는지?
허탈해진 마음을 다독거려야 하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일이었기에
오후 2시쯤 무작정 버스를 탔다.

어디로 가기에는 늦은 시각이지만

요즘은 해가 짧지 않은 계절이라서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집 앞에서 오륙도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로 가는 시간은 2시간 남짓, 복잡한 도심을 거쳐서 가는 곳이었므로
도로는 꽤  많이 막혔지만  마음은 그리 조급하지  않았다.
마음이 우울증으로 가고 있었기에 치료를 하러 가는 길이니까
길이 막히든지 말던지, 아랑곳 하지 않고 그냥 버스에 몸을 맡겨봤다.

오륙도에 다녀오신 블친님의 블로그를 보면서  

수선화가 노랗게 핀 풍경이 너무 멋졌기에 따라쟁이를 해봤다.
마땅히 갈 곳은 없었고...
마음이 콩밭에 가있을때, 오륙도의 수선화 풍경을 생각했었기에
집에서 꽤 거리가 멀었으나  다녀오게 되었다.

지난번에 거제 공곶이에 갔다가 시기적으로  이른 봄날이었기에
공곶이의 수선화가 피어있는 풍경을

마음속으로  보고 왔었음이 계속해서 아쉬움이   되었는지

 

해안가에 핀 노란 풍경이 정말 보고싶었음이 이유가 된듯했다.
그래서 오륙도로 발걸음을 했었던 것 같다.

블친님의 블로그를 보면서

따라쟁이로 오륙도에 가는 것을 다음주로 기약 했었지만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인지 

다음주 정도에는 수선화가 거의 고개를 숙일 것 같았다.
많이 시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풍경은 멋스럽고 예뻤지만
어디든지 사람의 물결은 무시할수 없었다.
어찌나 사람이 많았는지?
사진 50장 정도 찍어서  
사람이 가깝게 들어가지 않은, 풍경사진 18장 겨우 건져냈다.

그래도 가끔씩 보여지는 사람들의 모습
혹시 초상권 침해라는 이유로 곤혹을 치를까봐...

 

조심 조심,이렇게 저렇게  열심히 사진 찍는것도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었다.

순전히 사진 찍는 것에만 집중하려고 오륙도에 갔었기에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을 좀 했다.

 

언덕 아래는 수선화가 띄엄 띄엄이었지만
풍경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오륙도 주변 아파트 풀숲에 '개복숭아' 꽃이 예쁘게 피었지만
이렇게 멋지고 예쁜 풍경에
길다란 고층 아파트 건물이 들어가는 것도

재미없을 것 같아서 오롯이 사진 찍는 것에만 신경을 써봤다.

바다를 배경으로  복사꽃이 핀 풍경도 돋보였다.

날씨는 우중충....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멀리 오륙도와 스카이워크가 한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 핀 노란꽃은 '야생갓'꽃이었다.

오륙도 주변에는

유난히 야생갓이 많다는 것을 진작 부터 알았지만
봄날에 이렇게 멋진 풍경이 되어 준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해안가 언덕 뒷쪽으로

해운대 해수욕장의 흉물스런 '엘시티 '고층 건물이 보여졌다.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온갖 꽃들이 피는  수변공원이다.
아직은 이렇다할 꽃들이 보이지 않지만
다른 계절에는 꽤 예쁜 꽃을 피우는 곳이기도 하다.

물레방아의 물속에 반영된 모습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줬다.
사색하듯, 혼자서 수변공원 한바퀴는 걸어볼만 했다.

잔잔한 풍경속으로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좋았다.

외국인 까지 합세한 많은 사람들은
모두 수선화 앞에서 영화 촬영을 하듯
사진들을 찍고 있었기에
이곳은 조용했음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수선화가 아닌 '야생갓'이 노랗게 핀 오륙도 해맞이공원 풍경이다.

이렇게 멋진 곳에서

한번 정도는 나역시 폼를 잡고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지만
혼자였기에....

사진 찍어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사진을 찍어달라고 누군가에게 부탁조차도 하기 싫어서 

열심히 풍경사진을 찍으면서 대리만족을 해봤다.

블친님 덕분에 따라쟁이 해봤던 '오륙도 수선화 핀 풍경'은

 

수선화가 예쁘게 피고 야생갓이  멋지게 핀 오륙도였기에 

멋진 풍경사진 맘껏 찍어보는 것으로 마음을 추스려보았다.

갑작스럽게 생긴 곤혹스러웠던 일들을 해결하고 난 후의  

허탈감을 해소하고 싶어서 무작정 버스를 타고 갔던 곳이지만 
날씨는 우중충했으나 예쁜 꽃이 있어서  많은 위로를  받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또다시 길이 많이 막혔지만
마음은 편안하게 잘 다녀왔음을 마무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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