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군위 지보사에서

nami2 2010. 6. 8. 22:51

       지난 5월31일 4대강 사업 폐기하라 외치며 ,소신공양(燒身供養)하신 '지보사' 문수스님의 49재중에서

       초재(初齋)가 있었던 날이다.     

       소신공양은 자기 몸을 태워 부처님 앞에 바친다는 뜻이다.  

       다비식이 있었던 날에  참석하고 싶었는데, 사는 것에 얽매이다보니 참석을 하지 못했다. 

       초재가 있었던 6월6일  문수스님 영전에 분향하기위해 그곳에 갔었다.  

       일주문,천왕문, 불이문도 없이 고목이 된 나무들이 지키고 있는 돌계단을 올라가면서 마음은 착잡했었다.

       다비장을 치른지 며칠 안되었기에 아직도 무언가를 태웠던 냄새가 코끝을 맴돌았다.

       어디서 군불을 때는 냄새인가 했더니, 그것은 스님을 극락으로 보내는 의식인 다비장을 치렀던 냄새였었다.   

                                                          지보사 '삼층석탑(보물 제 682호)'

                                             입구의 돌계단을 오르니 누각 밑으로 대웅전이 보였다.

        경북 군위읍 동북쪽에 있는 ,해발437m 선방산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지보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 은해사 말사이다. 

        신라 문무왕13년(서기673)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이 절에는 보물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지보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붉은 병꽃

                                               대웅전 앞에 피어 있는 이 꽃은 참으로 보기드문 꽃 같다.

                                                                  스님들의 휴식공간이 웬지 쓸쓸해 보였다.  

                                                빨간 석류꽃이 이 날만큼은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예쁘다.

                               경북 군위군 군위읍 상곡리 280번지  천년고찰 선방산 '지보사' 경내

        문수스님은 5월31일 경북 군위군 군위읍 '위천' 제방에서 4대강사업 반대 등의 유서를 남기고,소신공양을 했으며

        6월4일 마지막으로 수행정진 하시던 '지보사'의 이곳에서 다비식이 거행되었다.

        아직도 마지막 스님을 보내는 의식이  치러진 흔적이 까맣게 남아 있었다.

        소신공양을 하신 문수스님께서는 용광로처럼 뜨거운 불길이 온몸을 휘감은 마지막 순간까지 부처님의 자세로

        가지런함을 잃지 않으셨다고 한다.  

      소신공양의 고귀한 정신! 몸소 이땅의 모든 생명을  위하여 스스로 몸에 불살라 부처님께 공양을바치는

      소신공양을 하신 문수스님!! 

      4대강 반대를 촉구하며,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 재벌과 부자가 아닌 소외된 사람을위하여최선을 다하라

      이런 내용의 유서를 남기시고, 5월31일 오후 2시50분에 소신공양하셨다. 

       소신공양을 하신 문수스님의 법구에서 24과의 사리가 나왔다고 한다.

       다비식을 치른후  스님의 유골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옥사리와 흑사리 등 사리 24과가 발견

       스님의 사리는 직경 1cm안팍의 크기로 연두빛 등 다채로운 빛을띠고 있었다고 한다. 

       스님의 사리는 별도로 공개하지않고, 49재를 마친 뒤 사리탑에 안치할 예정인데,

       문수스님은(47세)노승이 아닌데도 습골과정에서 사리가 잇따라 발견되었음은  그만큼 수행정진한 결과라고 한다. 

      수행에 정진하다 소신입적하신 문수스님은 1000일동안 일종식(하루에 한끼만 먹는것)을 하며

      수행정진 하셨다고 한다.

      6일 오전 문수스님의 초재(죽은뒤 7일만에 올리는재)가 열렸다. 

      초재는 지장기도(지장보살이 중생을 구제해주시는 기도)

      천도재(죽은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한 의식) 순서로 1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문수스님의 49재는  지보사에서 6일 초재가 열렸으며, 매주 일요일에 2재는 영천 은해사, 3재 합천 해인사 

          4재 오대산 월정사, 5재 서울 개운사, 6재 대구 동화사, 7재(마지막 재) 서울 조계사에서 회향키로 했다고 한다.

          개운사(서울)는 중앙승가대학이 있음

             주차장에서 내려 좁다란 이 길을 따라 올라가서 돌계단으로 오르면, 부처님이 계신 대웅전으로 간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서 지보사로 가는길은 착잡하기만 했다.

       쉽게 찾을 수 있었던 지보사에 도착하여 처음 보여진 것이 바로 이곳이었다.

      울컥 하는 마음으로 다가가, 4일 치러진 스님의 다비식장의 그 뜨거운 열기가 아직 식지도 않은것 같기에

      스님께 3배를 하고는 한참동안 이 자리에 서 있었다. 

       4대강 반대를 외치며,소신공양을 하신 스님에대한 이야기는

       6월1일 아침 잠시 잠깐 스쳐 지나 가는 이야기처럼 방송으로 보도하고 ,그것으로 끝을 냈다는것에 화가났었으며

      어쩌면 기권을 하려던 선거 투표장으로 갈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된것도 사실이다. 

      포기했던 투표를 왜  해야 했는가는 말을 안해도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잘 알것이다. 

      재벌과 부자가 더  잘 사는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으며, 힘없고 소외되고,살기 힘든 서민들의 마음에아픈 상처를

      더크게 만들어주는 나라   세상사가 그저 답답한 가슴에 응어리만 자꾸 남는다.

   

      소신공양하신 문수스님의 극락왕생 하시길.....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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