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초하룻날,통도사 겨울풍경

nami2 2022. 12. 23. 21:49

하루종일 영하 6도에 머물던 날은, 음력 12월 초하룻날이었다.
절집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산 속이었기에 어쩜 더 추웠는지도 모른다.

살을 에이는듯한 표현...
추운날에 돌풍 까지 곁들여서인지, 체감온도는 영하10도쯤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초하룻날  부처님 뵈러 가는 길이라서 그다지 춥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개울가에서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진짜 추운 겨울임을 실감케 했었다.

 

그러나 유난히 올해 12월의 겨울은 추웠다.
요즘, 노란 개나리꽃이 피고 있었기에 겨울이 껑충 봄으로 갈줄 알았다가
영하에 머무는 날이 많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참으로 황당했던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 어이가 없는 겨울이 찾아온듯 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통도사가 위치하고 있는 영축산에 하얀 눈이 쌓여 있음을 보았다.

산 봉우리는  너무 먼곳이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눈을 봤다는 것이 신기했다.

10년전만 해도 하얀 눈을 보려고 일부러  정상을 향해  겨울 산행을 했었는데

그 열정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차창 밖으로 보여지는 산 등성이의 하얀 눈에 만족을 했던 현실이 아쉽기만 했다.

 

이렇거나 저렇거나  통도사의 겨울풍경도 쓸쓸함은 있었지만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도 꽤 괜찮은 것 같았다.

주차장 앞에서 누구를 기다리며 바라본 풍경이 멋스럽기 까지 했다.

 

통도사 숲길을 걸어가면서

이곳 저곳에서 보여지는 얼음들이 신기하게 여겨졌다.

얼음조차 한번도 본적이 없는, 따뜻한 지방의 겨울 탓인지

즐비하게 늘어선듯한, 약수터의 고드름도 난생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졸졸졸~~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살고 있는 해안가 주변에서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풍경이다.

 

곧 새해맞이 연등이 일주문을 아름답게 했다.

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 그리고 새해맞이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났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뜻을 가지고 있는....

또 한 해 늙어가고 있음이 서글프기만 하다.

 

일주문에서 천왕문 사이를 이어지는 연등의 행렬은

언제봐도 장엄하기만 하다.

 

천왕문 앞에서 일주문 앞 까지 펼쳐진 오색연등이

추운 겨울날에 훈기를 주는 듯 보여졌다.

 

지붕 너머 산등성이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음이 이색적이었다.

2023년 새해 소원을 소원지에 적어서 매달고 있는

통도사의 이벤트는 또 시작되었다.

늘 바라보는 전각이지만

영축산 봉우리의 하얀 눈이 아름다움을 설정 해놓은듯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멋져서 자꾸만 사진을 찍어봤다.

 

사그러들지 않고  퇴색되었어도 겨울을 즐기는 석류의 삶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봤다.

 

설산(雪山)아래, 붉은 감이 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다.

완전하게 홍시가 되어버린 감나무 아래에서 

감 떨어지길 기다려도 되겠다고 할 만큼 자연적인 홍시...

그러나 그림은 멋있었다.

 

영축산 위,  하얀 겨울풍경을 처음보는 것 같아서
몹시 추웠던 초하룻날이지만 감사하게 여겨졌다. 

수각에 핀 하얀 얼음꽃

이런 모습도 이곳 동해남부 지역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된다.

신기하기만 했다.

 

계곡의 얼음 물소리가 맑게 들려왔다.

추웠지만 혼자서 숲길을 걷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러나 얼음뿐, 다른 풍경은 아무것도 없는 적막한 겨울 숲이다.

 

12월 10일쯤에 찍어놓은 사진이다.

그때만 해도 개울가에  가을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휑하니, 보여지는 것은 얼음뿐이다.

 

아주 작은 폭포에도 겨울은  존재하고 있었다.

얼음속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듣기 좋아서 발길을 멈추었다.

 

개울가에서 바라본 풍경은

눈이 내린 것 만큼이나 신기했던 멋진 모습이다.

음력 12월 초하룻날에 겨울을 제대로 즐기는 것 같았다.

 

아름답던 가을 숲은 사라지고

을씨년스런 겨울 숲 때문에 마음까지 썰렁했다.

겨울 숲의 벤취는 그냥 쓸쓸하기만 했다.

커피와 간단한 간식을 가지고 갔지만...

너무 추운 날이었기에  텅빈 벤취 위에는 새들 조차 날아들지 않았다.

그래도 혼자서라도 앉아서 따끈한 커피를 먹을까 했었지만

차거운 바람마져 도와주지 않아서, 사진으로 아는체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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