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옥수수가 끝물인 텃밭에서

nami2 2021. 7. 30. 22:05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도 본격적인 여름이 온것 같았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 들려오던,  어디선가 생겨나는 태풍 덕택에 시원했던 해안가의 여름날이었는데

그것도 끝이난듯, 오늘 낮의 최고온도는 32도였고, 지금 이시각의 온도는 27도이다.

 

요즘은 오전 7시 30분 정도만 되어도, 아침 햇살이 폭염을 만들어내는 것인지는 몰라도

이른아침 텃밭에서의 작업은 견딜수 없을 만큼의 큰 고통이 되었다.

텃밭농사라는 것은 재미있고, 수확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여름한철 만큼은 피해가고 싶은 것이 요즘 심정이다.

덥고 ,짜증나고 가뭄 때문에 물퍼다 주는 일도 힘들었고...

그냥 외면하고 싶어서 월요일 이후에는 텃밭에 나가지 않았다가

오늘은 큰 맘 먹고 이른 새벽 5시30분쯤에 밭에 나갔더니 일하기가 괜찮았지만

오전 7시30분쯤에는 더위를 견딜수 없어서 집으로 돌아올수밖에 없었다.

여름날의 텃밭은 고통뿐이었지만 수확할 것 때문에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텃밭가에 심어놓은 사과가 점점 짙은 색깔이 보여지는 것에 가을이 오고 있다는 희망이 엿보였다.

 

텃밭가에 심어놓은 단감이 제법 예쁘게 커가고 있었다.

노르스름한 색깔이 보여지면 가을이 왔음을 확신하는데, 언제쯤 단감이 노란색으로 될 것인가.

가을은 아주 먼 곳에 있는 것 처럼, 여름날의 폭염이 고통스럽기만 하다.

 

 오가피나무에서 오가피꽃이 피고 있었다.

 언제쯤 오가피의 까만 열매가 영글어 갈 것인지?

 오가피 열매를 바라보면서도 또 가을을 생각해본다.

 

                  오가피나무의 꽃과 열매

 

월요일 오후에 텃밭에 나갔다가, 폭염이 싫어서 4일만에 어쩔수없이 오늘 밭에 나가보았다.

요즘은 옥수수도 수확해야 하고, 붉은 고추도 따야하고, 늙어가는 노각오이도 따야했다.

이미 오이는 끝물이어서 맛있는 오이는 기대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건강에 좋다는 노각오이는 누렇게 늙었을때 ,따내는 것이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아침의 수확물이다.

냉장고 야채박스는 밭에서 따오는 것으로 자꾸만 가득차는데, 입맛이 없는 요즘 음식하기가 싫어진다.

 

노각오이가 건강에 좋다고 해서, 일반 오이보다 노각오이를 많이 심었다.

노각오이 무침은 여름내내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밑반찬이 되었다.

일반오이는 농사가 실패했지만, 노각오이 만큼은 제법 많이 따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다.

 

노각오이의 효능은

노폐물배출, 항암작용, 고혈압 심혈관질환 예방, 골다공증 예방

이뇨작용, 피로회복, 노화방지, 숙취해소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7월 중순 부터 따내기 시작하던 옥수수가

7월이 끝나갈 무렵에는 본격적으로 익어가서 매일매일 옥수수를 따내야 하는데

밭에 가기 싫어서 꾀를 부렸더니 며칠만에 옥수수가 제법 늙어가고 있었다.

전문적인 농사가 아니라서 옥수수는 들쑥날쑥 볼품은 없었지만, 그래도 무농약으로 키운 옥수수였기에

시장에서 판매하는 먹음직스런 옥수수보다는 훨씬 맛있다고 느껴진다.

 

옥수수가 끝물이었기에 ,내년에 심을 '종자(씨)' 옥수수를 만들었다.

해마다 이런것 두개 정도 만들어 놓았다가 옥수수를 심은지 벌써 6년째이다.

 

내가 옥수수를 삶을때는 이렇게 삷아낸다.

밭에서 따온 직후, 껍질과 수염까지 함께 삶아내면 ,옥수수의 맛은 달달하고 고소한 맛이 괜찮았다.

옥수수를 삶아서 판매하는 사람들은 단맛을 내기위해서 당원을 넣어서 삶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평소에 절대로 찐옥수수를 사먹지 않고, 못생겨도 내가 농사 지은 것으로 맛을 보는데

옥수수 삶을때는 이렇게 삶게되면, 당원이 필요 없음을....

몇년전, 강원도 여행에서 옥수수 전문으로 농사짓는 분에게서 배운 방법이다.  

 

옥수수를 푹 삶아낸뒤, 차겁게 식혔다가 껍질을 벗긴다.

그리고나서 비닐에 담아서 냉동 보관했다가 먹고 싶을때 몇개씩 꺼내서 다시 삶아 먹는다.

 

옥수수를 껍질과 수염을 넣고 삶으면 맛도 있고 괜찮았지만

또 한가지는 솥에 남겨진 옥수수 삶은 물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옥수수 삶은 물은 잇몸 건강에 좋다는 말이 있다.

옥수수 삶은 물을 적당하게 식혀서, 여러번 반복적으로 가글을 한다.

 

옥수수가 어느새 끝물이 되었다.

텃밭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밭 한켠에 옥수수는 필수품으로 심었다.

들판은 온통 익어가는 옥수수의 구수한 냄새가 끝이난듯, 옥수수 잎사귀들도 메말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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