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만 아니였다면, 꽃피는 봄날에 수없이 드나들었을 금정산 범어사를 4개월만에 다녀왔다.
범어사의 봄 풍경을 보러 갔었을것이고, 범어사 산내암자에도 같은 이유로 기웃거렸을 것이며,
봄 야생화를 찾으러 금정산에도 몇번씩이나 산행을 했을터인데
그 모든것이 또 코로나 때문이라고 원망 섞인 변명에 투정까지 곁들여본다.
굳게 닫힌 범어사 경내의 법당 문이 열리게 된것은 아마도 부처님 오신날이 코앞으로 닥쳤기 때문이었지만
정작 봉축 법요식은 한달로 미뤄진채, 연등 행렬만 장엄한 극락세계인듯, 멋진 풍경을 만들어냈다.
그래도 4개월만에 절집의 일주문을 들어서니, 마음은 편안했다.
봄을 맞이한 연두빛 금정산 자락에 형형색색의 연등이 꽃처럼 아름답다.
범어사 일주문 앞의 즐비하게 늘어선,연등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즐거웠다.
금정산 계명봉과 잘어우러진 연등그리고 절집의 지붕까지도
한폭의 풍경화가 된다는것......멋졌다.
범어사 대웅전 앞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사회적 거리라는 것 때문에
수작업으로 만든 연꽃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도 특이하게 생긴 연등도 그냥저냥 봐줄만 했다.
대웅전 앞에서 내려다본 범어사 경내의 연등풍경
범어사 명부전 앞의 하얀 영가등을 바라볼때마다 마음은 착잡했다.
나를 위해서는 색깔이 있는 연등을 달겠지만
이곳에서 나라고 하는 존재는 연등을 단 사람으로만 이름을 남긴다.
부모님과 우리집 아저씨...
그들을 위한 극락왕생 기도를 위한 하얀 영가등만이 앞으로도 계속 달게 된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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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의 이 길이 한국에서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곳이라고 한다.
정말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곳이라는것을 인정한다.
식감이 아삭아삭한 '골담초'꽃을 어린시절에는 참 많이도 먹었다.
지금도 꽃샐러드나 꽃비빔밥에 들어가는 식재료이다.
수수꽃다리
범어사에서는 유일하게 이곳 아름다운 골목길 에서만 꽃을 볼 수 있다.
종무소가 있는 곳이다.
모란꽃 너머로 금정산 계명봉이 스치듯, 눈에 보여진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범어사 종무소 길이다.
11월에는 노란 은행잎 때문에 관심을 갖는 은행나무인데
봄날의 연두빛 은행나무도 멋져보였다.
수령 500년 된 범어사 노거수 은행나무이다.
범어사 '일주문'을 지나면, 천왕문, 그리고 불이문이 겹쳐지는듯한
세개의 문을 한자리에서 한꺼번에 사진을 찍어 보았다.
일주문에서 매표소쪽으로 걷는 길
범어사행 90번 버스를 기다리며 바라본 금정산이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몇개월 동안 집콕을 하게 만든 코로나에게 반항이라도 하듯
금정산에 꼭꼭 숨어 있는 암자를 찾아다니며, 하루해를 꼬박 소비했던 날이었다.
이날의 걸음수는 22,000보였고,거리는 15,85km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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