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인해서 일년에 단한번뿐인 부처님 오신날의 봉축법요식이 한달 뒤
윤4월 초파일로 미뤄졌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그래도 행사에 참석 하는 것 보다는
부처님 오신날이라는 것이 더 중요했기에 통도사에 갔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루 해를 꼬박 절집에 오고 가는 것으로 바쁘게 시간을 보내겠지만
뜻깊은 날이었기에, 시간에 얽매이지 않은채....
마스크 확실하게 착용하고, 간단한 점심도시락을 싸가지고 부처님 오신날에 절집에 다녀왔다는것이
약간은 아이러니 했다.
왜냐하면, 초파일에 절집에서는 불자가 아닌, 등산객들도 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인데
간단한 김밥을 싸가지고 갔다는것이 믿기지 않은 현실이었다.
인산인해로 붐비던 공양간 앞은 깨끗하게 문이 닫혀있고, 매점앞은 긴줄이 늘어서 있었다.
코로나, 코로나..... 코로나라는 것이 부처님 오신날의 역사를 새롭게 메모하게 되었다는 것이 그냥 어이없음이다.
코로나 때문에 불기2564년 부처님 오신날의 봉축 법요식은 윤4월 초파일로 연기 되었다고 했는데
설마.... 하면서 통도사 일주문을 들어섰더니, 정말 연기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일주문을 지나서 연등은 달려있었지만, 무언가 쓸쓸함을 느꼈다.
천왕문에서 불이문 까지 연등은 달려있었지만
천왕문이나 불이문에 장엄등이라는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무언가 쓸쓸함을 감지했다.
아기부처님이 탄생한 날이기에
아기부처님 목욕시키는 의식을 치뤄지는 곳은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봉축 법요식은 뒤로 미뤄졌지만, 중요한 행사는 뒤로 미루지 않았다.
통도사 금강계단 앞
관불(灌佛)의식
관불은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의식으로 ,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면서
공양을 올리고 향수와 감로수로 부처님의 탄생을 기리면서 발원하는 의식이라고 한다.
통도사 명부전 앞의 하얀 영가등
대광명전 뜰앞의 '불두화'
장경각 앞의 자목련
홍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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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남녘 깊은 골짜기에서 자생하던 이 매화나무는 수령 300년이 되었는데
이런저런 인연으로 통도사에서 뿌리내리고, '오향매'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수령 300년이 된 '오향매'
연두빛 감나무가 돌담과 너무 잘어울리는듯 했다.
연두빛도 5월이 들어서면, 초록빛으로 변할것이기에 카메라에 메모를 남겼다.
비빔밥 대신 나무그늘 의지에 앉아서 김밥을 먹었다.
코로나 때문에 어쩌면 밥을 안줄것이라는.... 선견지명이 나를 굶지않게 했다.
통도사로 가는 소나무 숲길과 개울가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자꾸만 중얼거려보아도 좋은 글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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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의, 이 날 기온은 25도 였다.
산속이라서 추운줄 알고 두툼한 옷을 입고 갔던 사람들은 더워서 꽤 짜증이 났었을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4월인데 물속에 뛰어든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
통도사 영축산 기슭에서 부터 흐르는 물은, 발을 담그고 싶을 만큼의 시원하고 맑은 물이었다.
나무 그늘에서 쉬는 것이 편안했던 더운날에
불기2564년 부처님 오신날은 코로나 때문에 어이없는 날이 되었다는것은
아주 어린시절 부터, 어머니 따라서 절에 다니던 그 옛날 꼬맹이 시절 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어이없는 석가탄신일은 처음이었다는 것을 저쪽 세상에 계신 부모님들께도 전해주고 싶었고
할머니, 증조할머니... 그 웃대 조상님들도 불심이 깊은 불자였는데
이땅에서 이런일도 있었음을 전해드리고 싶을 만큼, 코로나의 횡포는 너무 대단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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