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절집에서 법회가 있던 날에

nami2 2018. 12. 26. 23:56

         미세먼지 때문에 늘 희뿌였던 하늘이, 모처럼 절집으로 가는 날에는  눈이 시리도록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비가 내린 다음날이어서 기온은 영하로 내려 갔었고, 이른 아침은 유난히 추워서  코끝이 얼얼 할 정도였다.

         내가 다니고 있는 장안사에는 한달에 두번, 초하루와 지장재일에만  법회가 있다.

         법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많아서 법당이 늘 비좁았던 때와는  달리

         지장재일인데, 법당은 텅 비어 있었고, 법회에 참석 한 사람들은  고작 4명뿐이었다.

         날씨가 추웠던 이유라고 하기에는.... 추운 겨울날의 썰렁한 법당 풍경에 할말을 잊게했다.

         나 한사람쯤 안가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일심동체가 된듯 했다.

         날씨가 추워봤자  동해남부 지방의 아침 기온은  영하3도 정도였는데

         영하 10도가 넘는 지방의 법회날은 어땠을까, 궁금했다. 

                   미세먼지가 1%도 없는  맑고 푸른 날에,  절집 앞의 겨울나무가  유난히 아름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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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나무, 벚나무, 감나무는 계절마다  개성있게 아름다움을 표현하지만

                 회색빛으로 앙상하게 남겨진  겨울나무의 모습은  바라볼수록  매력적이라서 늘 편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인적드문  겨울아침의 고즈넉한 절집 풍경이 보기 좋았다.

                            보수를 끝낸  장안사 명부전 앞

                    영가단을 향해서... 돌아가신이를 위한 천도재를 지내고 있는 법당풍경은 너무 썰렁했다.

               2시간 동안  찬 마루 바닥에서 법회를 했더니 발이 시려웠다.

               핫팩이라도 준비해서 갔다면, 발이 시린 고통은 없었을텐데...

                  법당에 참석한 사람들이 없다보니 썰렁해서 그런지, 춥고, 발이 시려서 감각이 없어지는 듯 했다.

                  뒷전에 앉아서 법회 도중에 장갑을 발에 끼었더니 견딜만 했지만....

                  추운 겨울날에  법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다.

               돌아가신분을 위한 극락왕생 발원 천도재의 끝 마무리는  '다라니경'을 불에 태우는 의식이다.

               유주 무주 고혼 영가들이  부디 극락왕생 하옵소서

               의식은 끝이 났다.

                   절집 입구에서 만나게 된  '노박덩굴열매'이다.

                   색깔이라고는 전혀 찾아볼수 없는 회색빛 겨울풍경속에서, 돋보이는 귀한 존재 같아서 보기 좋았다.

               요즘은  조경용으로도 많이 심기 때문에 

               자연에서 자생하는 것보다 자연미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렇게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사철나무 열매이다.

                          노박덩굴열매와 착각할 정도로 많이 닮았다.

                          먹이가 귀한 겨울새들에게는  노박덩굴 열매와 사철나무 열매는 좋은 먹거리가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