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동안 자동차로 다녔던 통도사 산내암자 가는 길을,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던날에는
아무도 가지않은 길을 혼자서 발견한 것 처럼, 엄청 들뜬기분이었다.
암자순례를 하기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그 길을 걸었을텐데....
여지껏 혼자만 몰랐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늦게나마 암자로 가는 길을 찾아냈다는 것이 대견했다.
깜깜한 달팽이 껍질 속에 웅크리고 들어앉아서
누군가가 '극락암'에 데려다 주기만을 기다리면서 세월을 보냈던,
자동차가 아니면 절대로 극락암에 갈 수 없다는, 절망감에 빠져서 힘들어 했던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 남겨놓고 훌쩍 먼길 떠난 우리집 아저씨도 내가 극락암에 가지 못하고 ,절망에 빠진것을 염려해서
용기를 주고 길안내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은
며칠전 꿈속에서 절집앞에 서있는 우리집 아저씨 모습을 볼수 있었다는것이다.
늘 자동차로 함께 다녔던 사찰 순례길이 어느날 우리집 아저씨의 부재로 길이 막혀서 힘들어 할때
범어사 가는 것도 꿈속에서 용기를 주더니, 역시 통도사도 그리고 암자로 가는 길도 찾아주는듯 했다.
전국의 사찰과 암자순례를 20년 동안 수없이 많은 곳들을 함께 다녔는데
혼자서는 아무곳에도 가지못하는 내가 저쪽세상에서도 무척 염려스러웠던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라도 범어사, 통도사, 극락암...등 절집을 가보라고 등을 떠밀어 주는 듯 했다.
통도사 일주문 옆에서 개울길을 따라 산책삼아 걸어 갔더니 ,끝이 없는 길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10여년 동안 통도사를 수없이 다녔으면서 , 한번도 이 길을 걸어가지 않았다는 것에 할말이 없어졌다.
스님들의 수행하시는 곳이라서 출입금지 구역인줄 알고, 그동안 가지않았다고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동안 정말 한번도 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일주문 앞에서 10분 정도 걸어 가면서 끝도없이 긴 돌담길이 좋아서 계속 걸어가보았다.
숨은 그림찾기......오리 4마리
숨은 그림찾기 .....오리 3마리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듯이 걷는, 이 멋진 길을
10여년 동안 정말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고
올해 2월 까지 늘 함께 다녔던 우리집 아저씨도 , 이 길에 대해서 궁금해 하지 않았다는 것이 우스웠다.
혹시 암자로 가는 길이 있을까 싶어서 스님들의 뒤를 쫒아갔다.
통도사 명부전(경남 유형문화재 제195호)
통도사 대웅전과 금강계단(국보 제290호)
목조건물인 대웅전은 임진왜란때 불탄 것을 1645년(인조23년)에 우운스님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정면인 남쪽에서는 금강계단(金剛戒壇),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 남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는
각각 다른 편액이 걸려있다.
응진전(경남유형문화재 제196호)
통도사의 전각들은 모두 목조건물이라서 고풍스러움이 멋스럽기 까지 하다.
미륵전 앞의 봉발탑(보물제4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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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일주문 옆에서 부터 걷기 시작했던 길이 끝나는 곳에, 암자로 가는 길의 이정표가 있었다.
통도사 산내암자 17개 암자 중에서, 7개 암자로 가는 길에 극락암도 있었다.
병풍처럼 늘어선 영축산 아래, 극락암이 있다.
사진 속의 다리를 지나서 오른쪽으로 들길을 가다가,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가면 극락암이 나온다.
이정표 있는 곳에서 부터, 약 20분 정도 걸어가면, 극락암에 도착 할 것 같았다.
통도사 일주문에서 암자 이정표 있는 곳 까지는 15분 정도 걸렸으니, 그곳에서 부터 20분 정도를 걸으면
통도사에서는 약 40분 정도 걸어서, 극락암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극락암에 갈 수 있다는데, 40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17개 암자는 모두 다녔지만, 그중 가장 많이 다녔던 곳은 극락암이었다.
해마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일년에 4~6번 정도는 10여년 동안 변함없이 다녔던 곳이다.
우리집 아저씨와 함께 자동차로만 다녔던 곳이, 언제부터인가 가고싶은 암자가 되어서 그리운 곳이 되었다.
이제는 하루해가 꼬박 걸리더라도 대중교통 이용해서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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