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범어사의 마지막 단풍

nami2 2018. 12. 3. 23:58

            겨울비 소식에 추워질까봐 긴장을 하고, 텃밭의 월동준비 하느라  12월 첫째주 휴일에는 아무곳에도 갈 수 없었다.

            비가 내린 뒤에는  추위가 찾아오면서, 텃밭 채소들에게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누군가의 오지랍에  

            주말농장의 텃밭지기들은  모두들 바쁘게 ,우선순위로 무우를 뽑길래

            덩달아서 무우를 뽑아서  동치미와 총각김치를 담느라고  정신없이 바빴던 휴일이었다.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은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비가 오는 날이니까 당연히 추울것이므로

            외출하면서 옷을 따뜻하게 입고 나갔더니, 훅~하고  피부로 느껴지는 바람은 숨막힐것 같은 더운 바람이었다.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의 오늘 기온은 20도가 넘었다.

            우산을 쓰고 외출했던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두툼한 겨울옷을 벗어 손에 들고 다니는 모습이 기가막혔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한치 앞도 모른다는 것을  새삼 또한번 느끼게 되었다.

            자연마져 자꾸만 사람들을 기만하는 세상, 내일은 하루종일 황사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1월18일에 금정산 산행을 하면서, 범어사로 하산을 하면서 만난 은행잎이다.

                금강암으로 올라가면서 언젠가 몇년전에 노랗게 물이들은 은행나무를 본 기억이 있었는데

                그 은행나무가 은행잎을 한꺼번에 떨궈낸듯  산길 전체가 노란 은행잎으로 뒤덮였다.

                  금강암 주변 부터 대성암 주변 까지 온통 쏟아져내린듯한,노란색의 은행잎을 밟는 기분도 괜찮았다. 

                 .

                  .

                                범어사에 도착했더니 대웅전 앞에서 삼보일배 의식이 치뤄지고  있었다.

                                늦은 오후라서 날씨는 제법  싸늘했었다.

                        .

              부처님께 귀의하며 '삼보일배'로 초발심을 다지는 정진의 자리가 범어사에서 개최되었다고 한다.

              11월18일, 범어사 입구에서 대웅전 앞마당 까지, 구법삼보일배 수행정진을 하는 모습이다.

              

              석가모니불'을  부르면서 합장을 한 신도들은

              한발씩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차거운 땅바닥에 절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대단해보였다.

              삼보일배는 총1,2km를 두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대웅전 앞에서 회향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범어사 경내에서 가장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요사채 주변이다.

                   늦가을의 단풍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푸른 대나무숲

                       아마도 범어사에서 가장 마지막 까지 남아 있을 것 같은  단풍나무이다.

                    한주일 정도 예쁜 은행잎으로 머물러 있었던,은행나무가  일주일 뒤 찾아갔더니 

                    이런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제법 예뻤던 나무들에게서 바스락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범어사 입구, 계곡 풍경이다.

                     겨울의 초입에서 고즈넉한 산사의 쓸쓸함은 ,잎이 떨어진 나무들에게 부딪히는 바람소리뿐이다.

                     안간힘으로 만추의 풍경을 그려내는  단풍나무에서 무언가 알수없는 애잔함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