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가꾼지 벌써 3개월이 되었다.
손바닥만한 텃밭이 있었으면 좋을 것이라는 주문을 늘, 외우고 다녔더니 소원이 이루어졌다.
이웃을 잘만났기에, 5평짜리 텃밭이 행운의 여신 처럼 내게 찾아와 주었다.
이른새벽 뻐꾸기 소리를 들으며 텃밭에서 일했던 즐거움과
푸짐할 만큼 채소를 뜯어먹고, 남는 것은 지인들에게 선물했을때의 주고받는 흐뭇함이
어느새 작은 행복이 되어,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활력소가 되어줄 것이라고 예상하지도 못했었다.
내가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단연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것이다.
4월에 토마토 모종을 심으면서 과연 내가 토마토 구경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잠시 고민을 했었는데, 고민했던 것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토마토가 완전 주렁주렁이다.
'남들이 하는 것이라면, 나도 못할 것은 없지'
평소에 내뱉었던 말들에 책임을 지기위해 정성스럽게 토마토를 가꾸었더니
방울토마토가 포도송이 처럼 주렁주렁이었다.
방울토마토가 익어가고 있다
큰 토마토 역시 주렁주렁 매달려서 익어가고 있는 중이다.
텃밭에서 따온 토마토를 아까워서 먹지 못하고 있다.
큰 토마토 그리고 방울토마토의 아름다움이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무공해, 무농약으로 만들어진 텃밭의 보물들
.
정성스럽게 가꾼 것들에 대한 보답이란
너무 멋지고, 너무 고귀하고, 너무 아름다웠다.
5평짜리 긴 밭고랑의 텃밭
백도라지 꽃이 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열흘 후에 활짝 핀 순백의 도라지 꽃을 구경할 수 있었다.
고라니의 간식이었던 '아욱'이 꽃을 피웠다.
고라니가 입을 댄 것들은 모두 죽어가고 있지만,그래도 꽃을 피운 것이 대견하다.
고구마 꽃이 피었다.
희귀하다고 생각했던 '고구마'꽃이 딱 한송이 피워서 텃밭의 기쁨조가 되었다.
장마철이라서 매일 비를 맞으면서도 2~3일에 한송이씩 꽃을 피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