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비

nami2 2009. 10. 3. 00:37

     비가내리고 있다.

     그토록 흙먼지만 날리던 대지위에 소리없는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추석이라는 최대 명절을 앞에 두고, 내리는 비는 가을이 한발 더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음이다.

     제수 준비 때문에 시장을 보느라고 ,이참 저참 바빴던 하루

     둥근 달이 떠 있어야 할 하늘엔,별빛도 달빛도 없는 어둠에 가려진채 비만 내리고 있다.

     가뭄탓에 생기가 없었던 나뭇잎새들의 싱그런 모습도 잠시 잠깐이고 ,곧 가을비에 퇴색되어

     거리를 뒹굴어 다니다가  가을날의 슬픈 전설만 남기면서 사라질 날들이 머지않을 것 같다.

     비가 내려 주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 텃밭에 새로 심겨진, 배추,시금치,알타리, 상추 따위에게는 한없는

     청량제 역활이 될것이다.

     그러나 한쪽은 인생이 끝나 가고 있으며, 또 다른 쪽은 새 생명으로 빗물의 소중함을 느끼는 꼭 우리가 겪어가고 있는

     인생의 끝자락에서, 뒤 돌아 보게 되는 회한 같은 것이  가슴 한구석에 서글픔으로 남는다.

     나뭇잎의 일생에 대한 숙연한 가을 비가 전해 주는 자연의 메세지 같은것에 신경이 쓰여진다.

 

     얼마전에는 모든사람의 마음을 아름다움으로 채워졌던,코스모스 꽃길에는 꽃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이며

     앙상한 줄기만 남은채 서글픔이 되어 흐르는 냇물 주변으로 씨앗이 되어  날아가 또다시 내년을 기약 할것이다.

     바람에 나부끼는 은빛 물결의 억새 곁으로도 시간이 가져다 주는 가을은 더 가까이 찾아와 하얗게 은발이 되어

     어디론가 바람에 날아가 버릴 때를 찾아보라고 손사래를 치는 것 같다.

     가을 들녁의 풍성함과 아름다움은 이렇게 내리는 가을 비의 소리 없는 침묵속에서 허무하게 자연으로 돌아

     갈 것임을 너무나도 잘 알면서도 그냥 서글퍼지는 이유는 .....

     조상님을 위한 차례를 모시고,가족들의 웃음소리에 떠들썩한 고향마을의 들뜬 분위기도 잠시 잠깐이며

     또다시 적막과 고요가 흐르는,명절풍경이 가져다 주는 설레임은 그냥 한없는 그리움만 가슴에 담은채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비 한번 내릴 때마다 깊어만 가는 가을은 가슴속에 알 수 없는 미련만 남긴채....

     정작 추석날 저녁은  하늘에 떠 있는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있을런지

     비가 잠시 주춤한 틈새로 부는 가을 바람에게 물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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