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485번지, 희양산 자락에 있는 봉암사는 일년에 딱 한번 사월 초파일에만
산문을 열어 일반인에게 출입을 허락하는 사찰이다.
1982년 대한불교 조계종이 봉암사를 특별 수도원으로 지정하여 봉암사는 물론 희양산 일대를 엄격하게
출입을 제한하였기에 봉암사를 가보고 싶어 하는 많은 일반인들이 초파일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 같았다.
몇년을 별러서 이번 초파일에 봉암사를 다녀왔다.
희양산은 백두대간의 단전에 해당하는 해발999m의 거대한 바위산이다.
봉암사로 가기위해서 새벽 4시30분에 집을 나섰다.
문경시 가은읍 희양초등학교 앞에서 봉암사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려고 급하게 가던 길에
경찰이 길을 막아섰다.
차를 길에 세워놓고 걸어가라고 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차를 세워놓고 ,이른 아침 부터 걸어가는 시골길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시간은 오전 7시30분이었는데,희양초등학교 임시주차장은 벌써 꽉차있기에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봉암사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러 가는 길은 아침부터 고행의 연속이었다.
이슬이 남아 있는 길에 엉겅퀴꽃이....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서 들판으로 나있는 길을 걷게되니 야생화들이 눈에 띈다.
들판을 가로질러 저 멀리 오른쪽 산 밑에 보이는 파란 지붕이 있는 곳 까지 걸어갔다.
도로에 차를 주차해놓고,걸어가는 사람들이 피난민 같아 보인다.
10분 정도 셔틀버스를 타고 가다가 버스에서 하차한 뒤 봉암사로 가는 산길을 30분 정도 또 걸어가야한다.
산길을 걸으면서 거의 시들어 가고 있는 '으아리꽃'을 만났다.
후박나무꽃
난생 처음보는 '후박나무꽃'을 봉암사 가는 길에서 보았다.
희양산 봉암사 라고 씌여 있는 '봉암사 일주문(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일주문은 다포계 맞배지붕 형식의 건물이다.
봉암사 일주문 뒷쪽에는 '봉황문'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었다.
봉암사 경내로 들어가려면 '침류교'라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그리고 남훈루라고 씌여 있는 2층 누각을 지나면 봉암사 경내가 나온다.
하얀 연등이 가득한 봉암사 '대웅보전'
대웅보전 앞의 불두화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다.
작약꽃
패랭이
봉암사 보림당 앞의 작약꽃
보림당은 선방과 주지실이 있는 전각이다.
족제비싸리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족제비싸리는 콩과 식물인 낙엽관목으로서 전국 각지에서
5~6월에 꽃이 피는데, 혈압강하제로 쓰인다.
봉암사를 참배한 후 돌아 가는 길도 만만치가 않았다.
마른 번개가 쳐서 곧 소나기가 내릴것 같은 날씨에 차를 세워 놓았던 곳 까지
걸어 가는 것이 피로에 지친 패잔병 같았지만, 노란 '금계국' 꽃이 마음을 밝게 만들었다.
힘들게 걸어가서 차에 올라타니까 우박을 동반한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졌다.
비구름이 잔뜩 끼인 숲속에 숨겨진 시골마을 이다.
날씨가 맑았으면 한번 정도 기웃거려 보고 싶었던 아름다운 곳이었다.
봉암사를 가며,오며 바라본 시골 마을은 오염이 안된 청정지역인 것 같았다.
일년에 한번 산문을 열었기에 대부분 먼곳에서 봉암사를 찾아 가는 사람들은
새벽 3시~4시에 출발 했을텐데....
줄서기를 비롯하여 많은 시간을 걸어야 하는데도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사람을
볼 수가 없었다.
우박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를 맞으면서 그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비를 피했으며
30분 정도 산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비를 피했을까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마음은 봉암사 산길에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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