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숲으로 가면서 만난 하얀 꽃들

nami2 2024. 4. 23. 22:52

며칠째 날씨는 또다시 변덕스러움으로 바뀌었다.
우중충한 날씨에 안개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세찬 바람 까지 동반한 탓인지
으시시 춥다는 느낌의  4월 중순에 꽃들은 여전히 예쁘게 피고 있었다.

먼곳으로 여행 떠난 야속한 사람의 기일 제사를 지내고나서
안부 전하기 위해 머물고 있는 그 숲으로 가는 길에
마침 초파일을 앞두었기에  절집에 들려서 극락왕생 연등을 달기 위해

접수를 하고 돌아서는데, 기분은 그다지 즐겁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제는 마음을 비워야만 하는 일이기에 편안함으로 연등을 접수했지만
그 연등이 붉은 등이 아니라 하얀 연등 이라는 것이 늘 마음을 서럽게 했다.

그 숲으로 가는 길은  공교롭게도  안개비가 계속 내려서 마음까지 스산하게 했다.
가는 날이 장날...기일 젯상에 음식과 술 한잔 올리고

절집에 가서 극락왕생 하얀 등 접수해 놓고나서
머물고 있는 그 숲으로 가는 길은 계속해서 내리는 안개비는

아름다운 4월 봄날의 분위기는 절대로 아닌듯 했다.

 

그래도 숲길을 걸어가면서  만나는 꽃들은 예뻤고 참 반가웠으나
그 꽃들이 모두 하얀꽃들이라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웬지 서글픔이 되었다.

숲길에서 처음 만난 하얀 꽃은 등나무꽃이었다.
요즘 보라빛 등나무 꽃이 제법 많이 피고 있는 계절이건만
왜 하필이면 숲에서 만난 꽃은 보라빛이 아니라 하얀 등나무꽃인지?

등나무꽃의 꽃말은 '사랑에 취함'이다.

등나무 원산지는 우라나라인데
대부분 보라빛 등나무꽃이지만

 

더러는 흰 등나무꽃과 겹꽃으로 피는
겹등나무꽃도 있다고 한다.

숲길에서 콩제비꽃을 만났다.
콩제비꽃은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이며
꽃말은 '행복은 반드시 온다'였다.

우리집 아저씨 머무는 그 숲에는
올해도 봄이 되면서
처음으로 핀 꽃이 하얀 덜꿩나무 꽃이었다.

해마다 봄날에 그곳에서 처음으로 피는 꽃은
덜꿩나무꽃인데...
올해는 딱 한송이 피어 있었다.

나를 기다린 것 처럼 딱 한송이!! 그냥 반가웠다.

 

숲으로 가는 길에도 희끗 희끗
덜꿩나무꽃이 제법 보였다.
덜꿩나무의 꽃말은 '주저함'이다.

덜꿩나무라는 이름은
들에 있는 꿩들이 좋아하는 빨간 열매가 열려서인지
들꿩나무로 불리다가

덜꿩나무로 바뀐 것 같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숲으로 가는 길에는 '애기나리'꽃이
제법 많이도 피어 있었으나
고개 숙인 꽃들을 사진 찍기에는
조금 아쉽기만 했었다.

외떡잎식물의 애기나리꽃은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원산지이다.
애기나리꽃의 꽃말은 '깨끗한 마음'이다.

숲길에서 말발도리꽃도 만났다.

말발도리 나무는 꽃이 진 뒤 매달리는 열매가
말발굽에 끼인 편자 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말발도리꽃의 꽃말은 '애교'이다.

숲속에 하얀꽃들이 제법 많이 피어 있었다.
이맘때 피고 있는 하얀 꽃은 '미나리냉이'였다
전국의 골짜기나 숲 변두리의 그늘진 곳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미나리냉이꽃의 꽃말은
'당신에게 모든 것을 맡깁니다' 였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이 원산지이며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숲속에 천남성 야생초가 제법 눈에 띄였다.
아직은 꽃이 피는 시기가 조금 이른듯
하얀꽃이 눈꼽 만큼 보여서 아쉽기만 했다.

천남성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원산지이고
산지의 습지에 서식한다.
꽃말은 '보호, 비밀, 현혹, 전화위복' 이다.

천남성은 대부분 약재로 사용하는데
거담, 구토, 진경 등의 증상에 좋다고 한다.

숲속 비탈길에 예쁜 꽃이 피고 있어서
낙엽 쌓인 비탈길을 올라가며
또다시 위험한 짓을 했다.

 

도대체 야생에서 피는 꽃들이 무엇이기에...
그래도 힘들게 사진을 찍고나니 마음은 흡족했다.
하얀꽃은 '고추나무꽃'이었다.

고추나무는 무환지나무목의 고추나무과로
낙엽활엽관목 또는 소교목이다.

고추나무라는 이름은 꽃 모양이 고추와
비슷하게 생겨서 붙은 이름뿐...
절대로 고추가 열려서 붙은 이름은
아니라고 한다.
고추나무꽃의 꽃말은 '의혹, 미신' 이다.

진짜 아무도 없는 숲길에서
안개비는 내려서 으시시 춥기도 했으나
이곳 저곳에서 보여지는 하얀 꽃들을
사진 찍다보니 따뜻한 커피가 생각났다.

혼자서 노는 것도 이제는 취미가 된듯...
그런대로 시간을 잘보내기는 했으나
역시 혼자라는 것이기에 두려움은 있었다.

마을버스에서 내린후  이런 길을 20분 걷고
절집에 들렸다가 더 깊은 산속으로  또 20분 걷는다.
요즘 자주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계곡의 물소리가 조금은 시끄럽기는 했으나

바람에 나부끼는 오색연등이

불을 밝혀주는듯, 마음 편한 길이 되어주었다.
간간히 들려오는 산꿩의 소리도 듣기 좋았고

아직 까지 남아 있는 산벚꽃의 꽃잎이 흩날리는 바람도 좋았으나
날씨탓, 안개비 탓에 조금은 으시시 춥다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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