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기장읍성 돌담길을 걸으며..

nami2 2024. 6. 19. 22:23

어제보다 쬐끔 더 무더웠던 오늘의 한낮 기온은 완전 불볕 32도였다.
그런데 오늘 따라 왜 그렇게 돌아다닐 일이 많았는지?
늘 다니는 길이었기에 그늘진 나무숲과 건물 그림자를 골라가면서
그늘이 된 길을 따라서 걷는 것도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오늘도 천사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라서 흐르는 땀방울은 어쩌지 못했다.

우선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마트를 다녀와야 했고
50분 거리의 칫과를 가기위해 또 걸어야 했던 길...
버스 노선이 어중간해서 길을 걸었더니 저절로 만보 걸음이 된다는 것이
시간외 수당을 받은 느낌이었다.

기왕 32도 땡볕을 땀 흘리며 걸을바에는
좀 더 발걸음을 혹사 시켜보자고 찾아간 곳은 기장읍성 길이다.
혹시 기장읍성 돌담길에는 특별한 꽃이 있을까 기웃거려 봤더니
그래도 특별 서비스 받은듯...
꽃 귀한 여름철에 몇종류의 꽃사진을 찍을수 있었음이 감사했었다.

9월의 코스모스는 이제 사라진 것 같았다.
아직 7월도 되지 않았는데
여름 코스모스가 손짓을 하며 유혹을 했다.

벼이삭이 누렇게 되었을 때 들판을 아름답게 하는 코스모스는...
이제는 그런 낭만도 사라지는 것인가?
꽃을 보면서도, 꽃사진을 찍으면서도
입속에서 떫은 감을 씹은 것 처럼 씁쓸함은 가셔지지 않았다,

제법 능소화도 모습을 드러냈다.
옛날 양반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능소화는
허름한 콘크리트 지붕위에서
우아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마도 다음 주 쯤이면
능소화도 제법 예쁘게 꽃이 필 것 같았다.

원래 보았던 우아한 능소화에 비하면
색깔 짙은 빨간 능소화는 예쁘다기보다는
미국산이라는 타이틀 때문이라서
이미지가 흐려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능소화이니까 외면할 수 없었다.

 

어느집 정원에는
산수국, 수국, 나무수국도 모자라서
별수국이라는 꽃도 심어놨다.

별수국은 풍차수국 ,발레리나 수국
댄스파티 수국이라고도 부른다고 하는데

특히 댄스파티 수국이라는 이름은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이 춤주듯 보여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며
일본에서 품종 개량 된 수국이라고 한다

기장읍성 주변의 주택가에서
하얀 실유카꽃을 만났다.
해안가에 봤던 이미지와는 완전 다른듯..
그래도 예뻐보였다.

실유카 꽃의 실루엣이 된 것 처럼...
언덕 밑에서 사진을 찍어보니
또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실유카 꽃의 꽃말은 '끈기, 강인함'이다.

여름날에 가장 예쁜 꽃은 '왕원추리'였다.
왕원추리의 꽃말은 '기다리는 마음'이다.

기장읍성 남문 주변의 아주 오래된 저택이 있었다.
평소에는 뼈대만 남아 있었는데
정말 울창하고, 커다란 비파나무가

노란 열매를 다닥다닥 매달고 있는 모습이
고택의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한참 맛이 있을 비파나무 열매가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길을 걷다가 다른 곳에서

잘익은 비파열매를 따먹어봤더니

살구보다 훨씬 더 맛이 있었다.

 

뜰 앞에 커다란 비파나무가  서있던 집의
쓸쓸한 돌담길이다.

돌담길 옆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었고

돌담은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기장읍성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 왜구의 빈번한 침략으로 부터
기장현의 각종 시설과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성이다.
기장읍 동부리 서부리 대라리 일대에 걸쳐 있었으며
둘레는 1km 정도로,너비 7m  높이 3m 정도의 성벽만 남아있다.

기장읍성  남문 안에서 남문 터를 한바퀴 돌아보니
기장옛길이라는 팻말이 있었다.
한번 정도는 기장 옛길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날씨 탓을 해봤다.

'그림 >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능소화가 예쁘게 피는 계절  (16) 2024.06.25
장마가 시작되는 6월 끝자락  (22) 2024.06.24
6월의 해안가 주변 산책로  (18) 2024.06.17
백합꽃이 예쁜 초여름에  (31) 2024.06.14
폭염의 6월에 피고 있는 꽃  (18) 202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