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뒤늦게 찾아온 만추 풍경

nami2 2023. 11. 23. 22:32

오늘 한낮의 기온은 22도였다.
두툼한 패딩의 겨울옷과 그럴듯한 가을옷...
사람들은 하나씩 둘씩 옷을 벗어서 손에 드는 모습이었는데
한여름 옷차림의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사람들도 제법 등장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아직은 늦가을 11월인데
자연이라는 미묘한 존재의 장난질이 너무 심한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바람에 흩날리는 단풍잎은 전형적인 만추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그동안 추위 때문에 우중충 하기만 했던 나뭇잎들이 회춘이라도 하듯...
예쁘게 단풍물이 든다는 것은 어째튼 반갑기만 했다.
오랫만에 금정산에 있는 암자에 가느라

경전철을 타고 가면서 바라보이는 차창 밖은 울긋불긋 보기좋았다.

이곳에도 만추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는 것이 신기했다.
왜냐하면 이곳 해안가는 해풍 때문인지 계속해서 푸르름만 보여줄뿐  
11월이 다가도록 단풍 들 생각을 하지 않은채 어정쩡한 나뭇잎만 떨궜기 때문이다.

누구의 방해인지는 모르나 계절이 자꾸만 어긋나기만 했기에
이제는 겨울옷이면 어떻고, 여름옷이면 어떤가
아무때나 내리는 눈도 반가웠고, 꽃피는 시기도 잊어버린채 피는 꽃도 예뻤으며
겨울인줄 알았던 주변 풍경들이
새롭게 단풍드는 모습도 너무 아름다운 것에 그냥 허탈한 마음으로  웃어본다.

겨울이면 공원길을 예쁘게 장식 해놓는 열매가 있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열매는  '먼나무 열매' 이다.

먼나무의 매력은 꽃이 아니라 열매라고 한다.
낙엽지는 늦가을 부터 겨울내내 거리의 가로수나 공원길에

꽃이 핀듯한 모습이
어떤 때는 신기하게 보여질 때도 있었다.

먼나무는 상록활엽교목으로 노박덩굴목의 감탕나무과이다.
꽃은 5~6월에 자색으로 피며, 늦가을에 빨간 열매가 열려서
겨울 내내, 봄이 올때 까지 예쁜 모습을 보여준다.
분포지역은 중국, 대만, 베트남, 일본인데
우리나라는 부산, 제주도, 전라남도 보길도 등에서 자생한다.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서 살아보니
늦가을이라는 것은 12월 초 까지이고
겨울은 크리스마스 때 부터 시작되어서

매화가 피기 시작하는 1월말 까지이다.

봄도 여름도 길고, 가을은 더 길고, 겨울은 아주 짧다. 

그런데 올해는 11월 부터 추위가 닥쳐서 푸르던 나뭇잎들이

단풍도 들기 전에 몽땅 낙엽이 되어서 뒹굴었다.
그래서 아름다운 만추 풍경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투덜거렸는데...
뜻하지 않는 모습들이 사람의 마음을 간사하게 만들어놨다.

어이가 없을 만큼 변덕스런 자연의 장난질 때문에 할말이 없어졌다.

우중충했던 나무들이 어찌 이렇게 예쁜 것인지?
공원길에서 걷기 운동이 갑자기 즐거워졌다.

일년내내 푸르른 나무 틈새에 끼어 있는

빨간 단풍들이 너무 고운 모습이다.

빨간 산수유 열매도 늦가을에 한몫 했다.

무슨 꽃인가 해서 다가갔더니
산수유 열매가 눈을 호강시켜줬다.

체육공원 한켠이 모두 산수유 열매로 가득했다.

 

제법 예쁘게 물들고 있는 메타쉐콰이어 나무도

다음 주 쯤이면 제법 예쁠 것 같았다.

 

해가 중천에 있다보니 역광이 방해를 했다.
단풍이 물들은 메타쉐콰이어 나무들이 제법 예뻤는데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었다.

 

벚나무의 단풍이 만추 풍경을 분위기스럽게 만들어놨다.
잎들이 모두 떨어져서 쓸쓸하게 보였는데
듬성듬성 남아있는 벚나무 잎들이

예쁜 모습으로 단풍을 보여주었다.

풍경 자체가 아름다운 늦가을이다.

공원길에서 노랗게 물들은 단풍나무를 보았다.

정상적으로 물들었다면 진짜 예뻤을텐데...

우중충 했다가 물들기 시작해서인지 약간은 어설펐다.

 

황금색 단풍나무도 제법 이름값을 한다.
단풍나무는 붉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요렇게 예쁜 색깔의 단풍나무도 있다.

단풍나무 색깔이 너무 예뻤다.
그런데 오후의 햇살이
사진 찍는 것에 심술을 부렸다.

우중충해도 직접 보았던 단풍은 예뻤다.
오후의 햇살이 훼방을 놓으니 어쩔수 없었다.

공원길 한켠은 완전 겨울풍경이다.
화사한 단풍나무들이 있는 곳과 천차만별이다.
봄날의 이곳은 벚꽃으로 예뻤던 숲길이었는데
여름날의 모진 비바람에 단풍도 물들지 못한채
10월쯤에 앙상한 나목이 되어 있었다.
그냥 바라보기도 쓸쓸한 벚나무 숲길이다.

'감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장 시장으로 가는 길에서  (24) 2023.12.06
동해남부 어촌 주변,12월 풍경  (26) 2023.12.04
10년만에 눈이 내린 날에  (30) 2023.11.20
경주 동궁과월지 야경  (17) 2023.11.16
경주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  (23) 202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