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해안가에 핀 참나리꽃

nami2 2023. 7. 5. 22:33

장마철이지만 해안가였기에...
날씨가 선선한 것도 바다가 전해주는 특혜를 받았다고
어쩌구 저쩌구 자랑처럼 늘어놨던 말들이
쏙~ 들어갈 정도로
오늘의 기온은 기절할 만큼의 뜨거운 여름날의 불볕더위 였었다.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32도 까지 올라갔던 기록적인 날이었다.

어제 오후 부터 내리기 시작해서 아침 까지  내렸던
이슬비의 예쁜  빗줄기가 그렇게 엄청난 더위를 몰고 왔을줄이야
예측도 못해봤던 강렬한 열기는 ...
더위에 약한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마트를 가기위해 그늘만 찾아서 걸어갔던  20분 정도의 길은
이제껏 겪어보지 않았던
정말 후끈 후끈 달아오르는 용광로 같은 불볕이었다.

엊그제 주말 알바를 가면서 마을버스 차창가로 보여지는
해안가의 참나리꽃이 유혹을 해서
마을버스 다섯 정류소를 남겨놓고 이곳에서 하차를 했었다.

마을버스 배차 시간은 40분인데...

따끈 따끈했던 한낮의 더위 속에서

25분 정도를 걸어가야 하는 것을 잠시 잊은채

5분 정도 사진을 찍은 후
25분을 걸어가야 했던 무모한 짓을 또 했었다.

그러나 버스에서 내리고보니 풍경은 참으로 멋스럽기만 했다.

오전 11시의 한적한 해안가 풍경은
말 그대로 한 폭의 풍경화였다.

참나리꽃이 엄청나게 많이 핀 곳은

부산 기장18경 황학대(고산 윤선도 선생의 유배지)이다.

 

알바하는 집, 정원에 핀 애기범부채

윤선도가 유배생활 하던 때의 350여년 전은
파도소리와 갈매기 소리만 들렸을 한적한 어촌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관광버스가 수시로 드나드는 포구마을이다.

황학대 암벽 위로 셀 수 없는 참나리꽃이
감탄사가 튀어나올 만큼 예쁘게 피고 있었다.

해안가의 참나리꽃은 요즘 한창이지만
이곳은 어찌해서
이렇게 많은 참나리꽃이 피고 있는지는
해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릴 만큼
멋진 풍경이 되었다.

참나리의 꽃말은 '순결, 깨끗한 마음'이다.

고산 윤선도는 기장에서 6년간 유배 생활을 하였다.

 

윤선도는 1616년 당시 국사를 전횡하던 집권세력 등의

죄상을 밝히는 병진소를 올린 것이 화가 되어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 되었다가, 기장으로 이배(移配)되었다.

 

고산은 유배 생활을 하는 동안 이곳 '황학대'를 찾았으며

마을 뒤에 있는 남산(봉대산)에 올라 약초를 캐다가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살피곤 했는데

당시 이곳 사람들은 고산 윤선도를 

한양에서 온 의원님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지고 있다.

 

참나리는 7~8월에 꽃이 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나리꽃 중에서 가장 쓸모가 많고
우리와 친근한  꽃이며, 하늘나리, 땅나리, 중나리...등등
이 땅에서 자생하는  여러나리 중에서  진짜 나리라는 뜻으로
참나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비늘 줄기를 '백합(百合)'이라고 하여
강심, 강장 ,해독 ,신경쇠약 ,기관지염, 폐렴 등에

약재로 사용한다.

참나리꽃은 전국 각지  산과 들
산기슭 초원, 섬지방, 바닷가 초원 양지에서 자생한다.

 

황학대 산 자락에서 내려다 본 등대가 있는 방파제

어디선가 숨비소리가 들려와서 돌아봤더니
가까운 곳의 바다에서 해녀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참나리꽃이 예쁘게 피는 이곳 황학대 주변은

고산 윤선도의 유배지로 알려졌다기 보다는
드라마 촬영지의 세트장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더욱 잘 알려진  

기장 죽성리 두호마을 해안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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