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비 내리는 날, 해안가에서

nami2 2023. 7. 12. 22:30

마땅히 갈 곳도 없는 장마철의 비내리는 날에
그래도 걷기운동은 하루라도 하지 않는다면
그 부담감이 스트레스가  될 것이기에
내리는 비가 잠시잠깐  멈춰섰을 때
발길 닿는대로 걷다보니 해안가의 데크길을 걷게 되었다.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한마디씩 했었던 6월말쯤
그로부터 12일 동안 거의 비내리는 날이 있었을 만큼
이제는 7월의 계절은 우기(雨期)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텃밭에서 빗물을 받아놓는, 커다란고무통은 빗물이 넘쳐났고
밭 옆의 도랑가는 맑은 물이 쉴새없이 흐르는 실개천이 되었으며
병들어 가고 있는 채소들을 바라보면 안타깝기는 했지만
차라리 불볕의 폭염보다는 비 내리는 날이 더 낫지 않을까도 생각해봤다.
이럭저럭 비가 내리다가 가을이 온다면
그 또한
뜨거운 계절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이곳이 동해남부 지방이기에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웃어봤다.
그 이유는 동해남부 지방의 해안가는
8월15일만 지나가면, 가을 바람으로 시원해지기 때문이다.

비를 흠뻑 맞으면서도

후줄근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계요등' 꽃은
비가 내리기 때문에 더욱 살맛나는 꽃 처럼 보여졌다.

땅 위로 덩굴이 뻗어가면서 꽃을 피우는 계요등은
7~8월에 꽃이 피는 꼭두서니과  쌍떡잎 식물의
여러해살이 덩굴풀 또는 작은덩굴나무이다.

계요등꽃의 꽃말은 '지혜로움'이다.

계요등은 꽃보다는 잎사귀를 비벼대면

닭의 오줌냄새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계요등(鷄尿藤)으로 불렀다고 한다.

계요등은 중부 이남지방,  을릉도, 제주도...
대개는 바닷가지역 ,숲가장자리 또는
마을 돌담 등 양지에서 자생한다.

해안가 언덕에 왕원추리꽃이

군락으로 피고 있는 것도 아름답게 보여져서
비 내리는 날에는  꽤나 봐줄만 했다.

해안가 데크길 옆의 왕원추리꽃

 해안가 언덕의 산딸기가 다닥다닥이었지만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서 이제껏 남아 있는 것 같았다.

 

해안가에는 유난히  '하얀 여뀌'꽃이 많이 피고 있었다.
여름 야생화로서 가을이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하얀 여뀌꽃이 은근히 예뻐 보였다.

어느집 마당가에 피고 있는 백일홍꽃의
가즈런함에
발길을 멈추고 구경하다가 사진 까지 찍어봤다.

해안가 갯바위 위에

참나리꽃이 곳곳에서 제법 많이 피고 있었다.

 

저렇듯 암반 틈새에서 꽃이 핀다는 것은
아무리 들여다봐도 불가사의한 것 같았지만

그것도 그들만의 사는 방법이니까

아름답게 봐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까이 갈 수 없는 위험한 갯바위...
데크길 너머로 도저히 들어갈 수 없어서
멀리서 사진으로라도
참나리꽃의 강인함을  남겨보고 싶었다.

비가 내리는 날의 작은 포구는 그다지 분위기스럽지는 않았다.

날씨는 계속 우중충이었으며

바다는 며칠째  한치 앞도 분간 못하는 해무가 가득 끼었고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에는 물안개가 가득하다.

저 산을 넘어가면, 산 바로 밑에 우리 아파트가 있는데..
해안가에 해무가 잔뜩 끼는 날이면
산 넘어에 있는 아파트 주변 까지 안개가 자욱해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요즘은  비가 내리는 날이 많다보니 거의 우중충한 풍경뿐이다.
걷기운동을 할 때도 시원한 느낌보다는
후덥지근한 날이 계속 되는 이유는
습도가 너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라고 또다시 투덜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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