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아주 예쁘게 비내리는 날에

nami2 2023. 7. 4. 22:35

많은 비가 내린다는 안전문자는 또다시 자꾸만 날아들었다.
장마철이니까 비가 내리는 것은 당연한데
조금 지나친 단어들이 습관적이 되어서 스트레스를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문자가 날아들어도 그러려니 해본다.
어차피 지금은 장마철이기 때문에...
그러나 이곳은 장마라는 것이 날씨만 우중충 할뿐
생각 만큼 그리 많은 비는 내리지 않았다.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지금 이시간에도 창밖은 뽀송뽀송이다.

그저 풀들이 자라기에 알맞은 장마철의 기후와  날씨였기에
지금 들판이나 텃밭은 온통 밀림이 되어가고 있어서
틈만 나면 풀과의 전쟁에 손과 호미가 바쁘기만 했다.

오늘,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문자메시지와는 달리
오후 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으나
우산을 쓰고  아주 즐거운 기분으로 산책을 할 정도였다면
비가 얼마나 예쁘게 내리고 있었는지는 말이 필요 없을 만큼..
날씨 마져 아주 선선했던 그런 날이었다.

전형적인 여름꽃이라고 하는 '참나리꽃'이 제 철을 만난듯
해안가를 비롯하여 곳곳에서

정말 예쁜 모습으로 꽃이 피고 있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계절에 겉맞는

예쁜꽃을 피우는 자연의 법칙은 참으로 오묘하다는 생각뿐이다.

비 내리는 날의 참나리꽃은 꽃 색깔이 선명해서
우중충한 날씨에  기분을 참으로 묘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참나리의 꽃말은  '순결, 깨끗한 마음' 이다.

또하나의 여름꽃인 '칸나꽃'이 피기 시작했다.
꽃말은 '행복한 종말, 존경'이다.

문주란꽃은

제주도 토끼섬 해변의 모래땅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라고 하는데
어쩌다가 육지로 올라와서
집 주변 산책길에서 만날 수 있는 꽃이 되었는지, 반갑기만 했다.

은은한 향기가 코 끝을 스치는 것이 좋았다.
7월~9월에 꽃이 핀다는 문주란꽃이
비 내리는날에  산책을 하다가 시골 동네의 골목길에서  

한집도 아니고
두집이나  대문 앞에 놓여진 꽃을 볼 수 있었다.
문주란의 꽃말은 '청순함'이다.

빨간 석류꽃이 비내리는 날이서인지

더욱 아름답게 보여졌다.
겹석류꽃이었다.

장마철이지만 여름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듯...
하얀 '사위질빵'꽃이 피기 시작했다.

시골의 닭장 근처에서 잘 자라는데
꽃이 닭벼슬을 닮아서 '닭의장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며
달개비, 닭의꼬꼬  ,닭의 밑씻개 , 닭개비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고 한다.
꽃말은 '소야곡, 순간의 즐거움'이다.

앙증맞고, 예쁜 '계요등'꽃도 피기 시작했다.

애기범부채는
범부채 꽃보다 크기가 작고

꽃도 작게 피어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애기범부채꽃은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원산지는 아프리카인데
추위에 약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남부지방에서 재배가 가능하다고 한다.
꽃말은 '청초'이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학교 다닐때 줄줄 외우고 다녔던

이육사님의 시가 생각나는 7월이다.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등등

 

해마다 청포도가 알알이 주렁주렁 매달릴때면

생각나는 시였기에 산책을 하면서 중얼중얼 해봤다.

 

우산을 쓰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들판길을 한바퀴 했다.
하얀 개망초 꽃도 예뻐 보였고
옥수수 잎사귀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도 듣기 좋았다.

어제는 산 너머 바다에서 날아드는 해무 때문에
오후 내내 안개가 짙게 끼어서  산이 보이지 않았는데
안개가 사라진 오늘은
산 중턱에 물안개가 예쁘게 분위기를 만들어놨다.

 

들판은 완전 초록색 세상이 되었다.
그 초록색의 어느 한켠에는 우리 텃밭도 있었고
빗물이 흘러가고 있는, 작은 실개천도 있었으며
사람이 산책 할 수 있는 좁다란 길도 있었다.

 

아침에는 텃밭으로 가느라
늦은 오후에는 산책을 하느라, 늘 다니는 길인데도
멀리서 바라보는 초록색의 들판은
비  내라는 날이라서인지 더욱 예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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