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기장 연화산 해광사

nami2 2020. 3. 31. 23:51

         흐드러진 벚꽃 길을 따라서 걷다보니

         문득 부처님을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 근처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에 갔었다.

         호젓한 바닷가에 있기 때문에 '코로나'라는 못된 것과는 관계가 없을 것이라는.... 미련한 생각은 빗나갔다.

         관광지라고 알려진 동해남부 해안가에 있는 사찰이라면, 수많은 관광객이 드나드는 곳인데

         바닷가의 작은 사찰이라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 헛걸음의 이유가 된 것 같았다.

         답답했던 마음도 그렇고, 음력 3월 초하루 법회때도 못갔었기에, 잠시 법당에서 부처님을 뵙고 나오려고 했는데

         정문이 폐쇄되었다

         정상적인 불자가 되기위해서 어머니를 떠나보낸 후 ,20여년전에 처음 찾아갔던 사찰이었고

         저쪽 세상으로 떠나신 어머니를 위한 3년 기도를  이곳에서 했었으며

         어머니를 떠나 보낸 서러움을 달래기 위해 ,장기기증 서약서를 이곳 사찰에서 접수 했었기에

         내게는 잊을 수없는 사찰인데, 사찰 입구가 폐쇄되었다고 생각하니, 그냥 마음이 이상해졌다.

         일시적인 폐쇄, 코로나 때문에 어쩔수 없는 폐쇄라는 것을  잘알면서도 마음속의 헷갈림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사찰 정문이 폐쇄되었기에 허전함으로 돌담을 따라서  후문 쪽으로 가다보니

                 돌담 윗쪽으로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해안가의 3월은 동백꽃이 절정인데....

                 경내 안으로 들어갈수 없음에 왜 그렇게 마음이 이상했던지

                사찰 후문에도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이젯껏 살아오면서 사찰 문이 닫혔다는 소리는

                어른들 한테 전해 내려오는 소리도 못들었고, 실제로도  불자가 된지 20여년 동안에도 직접 본 적도 없었다.

                코로나가 얼마나 기가막힌 존재인가, 황당 그자체이다.

                  해광사 후문 앞은 ,곧 바로 바닷가이다.

                  정문, 후문 모두 닫혀 있으니까, 바닷가에 있는 용왕단이라도 가려고 발길을 돌렸다.

                 .

               그런데....

               용왕단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에, 황당한 글귀의 현수막이  길을 막았다.

                    갯방풍이 파릇하게 나온 바닷가 언덕 위에서 용왕단을 바라보았더니

                    용왕님이 계신 용왕단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끊임없이 불자들과 관광객이 용왕단을 오르내렸는데

                     인적이 끊긴 모습은 처음 보았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니까, 그렇게 많았던 갈매기도 보이지 않았다. 

               바닷가 언덕에서 해광사를 향해 부처님께 삼배를 한후 돌아서는데

               왜 그렇게 마음이 허전했는지?

                                              갯무우꽃

                  해안가의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힘없이 걷다보니 풀숲에서 예쁜꽃을 발견했다.

                  흔한 꽃이 아니기에 약간의 위로가 되어주는듯....

                                       유채꽃

            다닥다닥 모과꽃이 셀수없을 만큼 많이 피었다.

            가을에는 제법 많은 모과가 달린 것은 보았지만, 꽃이 저렇게 많이 피었을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모과꽃

              벚꽃이 피기 시작한지 일주일째

              어느새 꽃잎이 거리를 하얗게 만들고 있었다.

              겨울에 하얀눈이 쌓인 것을 몇년째 못보았으니까, 봄날에 꽃눈이라도 하얗게 쌓인 것을 봐야 할 것 같다.

              지자체에서 벚꽃구경 오지 말라는  간곡한 부탁이 담긴 메세지 덕분인지

              유난히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거리에서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풍경을 보면서 길을 걷다보니

              가슴속 까지 파고드는 애잔함은 괜시리 봄날의 허무함을 말해주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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