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범어사역 2번출구 주변에서 양산시와 언양으로 가는 11, 12번버스를 타고
내원사 입구에서 하차하여 용연천을 따라서 2km를 걸은후
내원사 매표소 앞의 주차장 끝머리 부터 시작되는 계곡을 따라서, 암자를 찾아가는 길은 그냥 즐거움이었다.
상리천 계곡을 따라서 노전암으로 가는 길은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평지길이었다면
성불계곡을 따라서 성불암으로 가는 길은 해발859m에 위치한, 작은 암자였기에 조금은 가파른 산길이었다.
계곡 옆의 길이 끝나는 곳에 위치한 노전암을 찾아갔다가 ,무언가 아쉬움이 남아서 성불암으로 발길을 돌렸다.
노루꼬리 만큼이나 짧았던 겨울해는 눈깜짝 할 사이에 길어져서 산행을 하기에는 적당했던 것 같았다.
상리천계곡을 따라서 노전암으로 가던 중에, 아주 작고 예쁜 팻말을 보았다.
눈이 나쁜 사람이나 , 계곡풍경에 정신 팔린 사람은 절대로 볼 수 없는... 작은 팻말의 유혹은 떨칠수가 없었다.
팻말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는데, 그곳은 산길로 오르는 초입이었다.
좁다란 산길에서 혹시라도 '성불암'으로 가는 길을 놓칠까봐
누군가 매달아 놓은 노란 리본은 아주 멋지고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낙엽이 쌓인 호젓하고 좁다란 산길에서, 길잡이가 없으면 많이 헷갈렸을텐데
이렇게 친절한 안내판을 보면서, 다음에 나타나는 안내판은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을 만들었다.
좁은 산길은 눈이라도 내렸으면, 걷기가 매우 위험했을 그런 길이었다.
천성산 해발 920,2m 쯤 에서 부터 흘러내린다는 ,성불계곡의 맑은 물소리는 리듬을 타고 귓가를 즐겁게 했지만
워낙 길이 가파라서 옆도 뒤도 돌아볼수 없는 아슬아슬하게 걷는 길이 되었다.
이쯤에서는 노란팻말이 없었다면 곤란할 만큼의 갈림길이 있었다.
성불암으로 가는길과 천성산 제2봉 짚북재로 가는 길에서의 노란길잡이는 훌륭한 가이드가 되었다.
산길은 한사람이 걸을 수 있는 좁은길이었다.
길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은 계곡이었고
낙엽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서 헛발을 디딘다면, 추락....
친절한 안내판은 여러가지 모양으로 지루한줄 모르게 해줬다.
거의 암자에 다달았을 쯤에 개짖는 소리가들려왔다.
성불암 호위무사라고 부른다는 '대박'이의 손님맞이 개짖는 소리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개를 무서워 하는 사람은 무조건 움찔하는데...
이녀석 다람쥐가 마중을 나왔다.
겨울 산길에서 유일하게 만날수 있는 것은 다람쥐뿐이라는 것이 안심을 하게 했다.
9월쯤에는 성불암 주변은 온통 붉은 꽃무릇 세상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워낙 깊숙한 골짜기의 높은 산꼭대기에 위치한 암자라서 선뜻 길을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
유감스럽기만 했다.
아직도 성불암 꽃무릇을 못보았다는 것이 아쉽다.
성불암 입구
성불암 계곡의 얼음이 녹기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 않은듯 했다.
곳곳에 얼음이 눈에 띈다는 것이 신기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도 듣기 좋았는데, 이번 산행에서는 그런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성불암 계곡의 버들강아지
2012년 1월에 성불암에 다녀왔다.
그리고 차일피일 미룬것이 어느새 8년이 되었다.
꽃이 피고, 새가 울때는 산길에서 만날 징그러운 미물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고
함께 했던 우리집 아저씨가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또 미뤄졌고...
8년이 지난 지금, 딴세상으로 떠나신 우리집 아저씨를 대신해서
산악회에서 만난 친구 같은 동생과 함께 암자산행을 하게 되었음을 메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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