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차츰 제모습을 갖춰가는 '가을텃밭'

nami2 2019. 10. 23. 23:35

         밭농사를 지어서 먹고사는 것이라면, 올해 같은 해에는 정말 힘들은 한 해 였을것이라고 생각해본다.

         해도해도 너무 하십니다"라고 하늘을 쳐다보면서 넋두리 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텃밭에 가기 싫어서 내팽개쳐 친것도 몇번이었고

         밭이라기보다는 질척거리는 논바닥이  되어버린 것에, 헛웃음을 웃으면서 상심해본 것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맑은날보다 비오는 날이 더 많았고, 세번의 강한 태풍에 초토화가 된 텃밭은 끝내 복구가 되지 않을줄 알았다.

         그래도  강력한 태풍 '미타'를 끝으로 , 맑은날이  계속되니까 텃밭의 채소들이 기운 차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더위와 태풍과 잦은 비 덕분에 여름채소는 제대로 구경도 못했지만

         가을채소는 뜯어먹는 것보다는 텃밭에서 잘 커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나간 계절을 보상 받는 것 같았다.  

                   정확하게 9월2일에 모종을 심었던 배추는  한달동안 제법 잘 커가고 있었다.

                   9월에 태풍 '링링'이 왔을때는 그럭저럭 잘견디었는데

                   10월에 태풍 '타파와 미타'가 왔을때에는 겉잡을 수없이 배추가 죽어가고 있었다.

                   31포기에서 지금 남아 있는것은 10포기....

                   그래도 살아남은 것들이 고마웠다. 

                   배추 모종을 심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으며

                   딱 1포기가 정상적으로 자라서 속이 꽉찬 배추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대견했다.

                   김장배추가 사라진 빈 자리에, 봄동 배추 모종을 심었다.

                   봄동이라도 심어 놓으면, 한겨울에 가끔씩 쌈배추를 뜯어먹을수 있기 때문이다. 

                   풋마늘을 먹으려고 재미삼아 심은 마늘이 제법 커가고 있었다.

                     겨울초(유채)씨를 뿌렸더니 예쁘게 싹이 올라왔다.

                     또 한차례 큰 비가 내리면, 모두 흩어질텐데....걱정이 앞섰지만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기로 했다.

                    6월달 이후에 처음으로 이만큼 자라는 상추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잎이 커가는 속도가 늦어질것이고, 한 두번 뜯어먹으면 겨울이 올 것 같은데

                    고라니 입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상추 잎이 좀 더 커져서 맛이 있을때를 기다리는 고라니가 매일 아침 다녀간 흔적이 있다. 

                       9월초에 씨를 뿌린 상추가 거센 바람에 크기도 전에 늙어가고 있었다.

                       바람에 시달린 상추가 커가면서 억센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월초에 씨앗을 뿌렸다가  태풍 때문에 한번 실패하고

                     9월말에 또다시 씨앗을 뿌렸더니 제법 성공한 것 같았다.

                     케일은 그런대로 가을채소 대열에 끼어서 잘 자라고 있다.

                  가을무우는  어느정도 성공한 것 같았다.

                  잎을 솎아주다보니 지난해 보다는 훨씬 못하지만, 그래도 올해 텃밭에서는 1등인 것 같았다.

                    고라니 때문에  그물망속에서 갇혀 지내는  '근대'이다.

                    주말농장을 하는 텃밭에서 '근대'는 고라니 밥이 되어 있었기에, 어쩔 수없이 그물망을 해놓았다. 

                   텃밭마다 야채가 별로 없으니까

                   잘 자라고 있는 야채는 고라니의 밥이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못먹는 한이 있더라도 ,고라니의 먹거리는 만들지 않겠다는 텃밭지기들의 다짐...

                   우리 밭에도 고라니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서,불편하더라도 그물망을 해놨다.

                    우리밭 옆의 텃밭에서 고구마를 캐고 있었다.

                    올해 같이 비가 많이 내리고, 몇번씩 태풍이 휩쓸고 간것에 비하면

                    고구마가 잘 된 것이라고 위로해주었다.

                     가지 4그루에서 20개 따먹었다.

                     그리고는 끝이다.

                     태풍에 몇번씩 쓰러졌고, 비가 많이 내려서 매달린 가지도 모두 썩어 나갔다.

                     10월 태풍이 완전히 끝난후, 거의 힘든 상태였는데

                     꽃이라도 보려고  정성을 쏟았더니 정말 예쁜꽃이 피었다.

                     시기적으로 열매를 맺는 것은 힘들겠지만, 꽃이라도 많이 피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늦가을 까지 텃밭에서 보라색깔 꽃을 피우는 모습을 해마다 보았기에

                     올해도 수명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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