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날이 많다보니 날씨 또한 흐린날이 많았던 9월의 어느날에, 날씨가 맑은 날이 딱 하루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음력 초하루였었고
비가 내리지 않아서 우산을 쓰지않고 사찰에 가는 것만으로도 황송했었는데
날씨까지 맑아줘서 복받은날이라고 생각하며, 사진기를 챙겼더니 흡족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쬐끔 젊었을 때에는, 양산 통도사가 자리잡고 있는 '영축산'을 다람쥐처럼 숱하게 올라다녔던 것이 당연한듯 했는데
세월이 어느새 영축산 올라가는 것은, 큰 마음 먹고 올라가야,어쩌다가 겨우 한번이라는 것에 못을 박는듯 했다.
이제는 산을 올라간다는 것보다는,눈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는것이 그냥 덧없게 느껴진다.
엊그제 태어난 꼬맹이들이 돌이 지나고, 걸음마를 하고, 말을 하게되고, 어린이집을 다니는 것을 좋아만 했더니
그것이 모두 내가 늙고 있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면서
산을 오르지 못하는것에만 안타까워 했다는것이 생각할수록 바보스럽기만 하다.
언제 이렇게 맑은 하늘을 봤었는가 할 정도로 영축산이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이 신기했다.
8월15일 부터 9월12일까지 날씨가 맑은 날이 두세번 있었을 정도로 지긋지긋한 나날이었다.
보타암 담장사이로 보여지는 영축산 봉우리
보타암 마당가에서 바라본 영축산 자락
비비추
수련
옥잠화
백일홍
무릇꽃
올해는 '무릇'꽃을 보타암 경내에서 볼 수 있었다.
파리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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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타암 약사전 앞에서 바라본 영축산
통도사 산내암자 취운암에서 ,자동차도로를 걸어내려가면서 찍은 보타암이다.
가지산 도립공원 구역 내에 있는 해발 1,059m인 영축산은 경관이 수려하여 영남알프스라 불리며
일명 취서산이기도 하며, 예전에는 영축산보다는 '영취산'으로 더 알려진 산이다.
가을이면 억새숲이 장관을 이루어서 영축산을 지나서 신불산으로 가는 능선은 억새밭으로 유명하여서
신불산을 지나 능동산으로 하산하는 경우도 많았고
간월재에서 간월산을 거쳐서, 신불산을 지나고, 마지막에 영축산(영취산)으로 하산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저렇게 수없이 오르던 영축산을 이제는 사진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그냥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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