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송두리째 날려버릴것만 같았던 무시무시한 17호 태풍 '타파'가 지나간 흔적은 정말 기가막혔다.
엿가락 처럼 휘어진 철재들도 그렇고, 거대한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서 나뒹군 거리의 모습도 그렇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텃밭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바라보다가 돌아서야 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번째 거듭되는 태풍이 저질러놓고 가버린,텃밭의 뒷설겆이도 이제는 지친듯 했다.
차라리 텃밭농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 맞는것은 아닌가, 또한번 넋두리를 해보지만
나혼자만 겪는 자연재해가 아니기에,마음 정리가 끝나면 엉망이 된 텃밭을 다시 복구해보리라 생각중이다.
문 꼭 닫아걸고 두려움으로 떨었던, 어제는 거센 바람이 미쳐서 날뛰던 광란의 하루였다.
강한 태풍이 부산 앞바다로 지난다는 예보와 함께, 무시무시한 태풍은 하루종일 미쳐서 날뛰다가
늦은 밤이 되어서야 순한 양으로 변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해진 한밤중에 들려오는 벌레소리에 창문 밖을 바라보니 바람 한점 없었다.
거짓말 처럼 조용해진, 그 무섭던 태풍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자연이 전해주는 광란의 하루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태풍이 찾아오기 하루 전에 찾아갔던 범어사 일주문 앞 풍경이다.
이곳저곳에서 활짝 핀 꽃무릇이 보이길래 범어사에 올라갔더니, 제법 예쁜 모습의 꽃무릇을 볼 수 있었다.
하얀 '부지깽이나물'꽃이 초가을을 예쁘게 장식했다.
붉은 꽃무릇과 어우러진 풍경이 예뻤다.
풀벌레소리가 한층 더 요란해지는 가을이 되면 꽃이 피는 '고마리'꽃이다.
개울이나 도랑가에 군락을 이루고 피는 고마리꽃은 바라볼 수록 매력적이고 예쁜 꽃이다.
고마리꽃
꽃무릇
,
범어사 종무소가 있는 골목이다.
.
옥잠화
계란이 주렁주렁 달린 것 같은...... '화초가지'를 오랫만에 보게 되었다.
딱 한송이 '목화꽃'이 피었다.
꽃이 덜 핀 목화꽃 봉오리를 따먹었던 어린시절이 생각났다.
웬지 쓸쓸해보이는 '맨드라미'꽃이다.
금정산 계명봉 보다 더 높은
범어사 오래된 은행나무(수령580년)가 노르스름하게 물이들어가고 있었다.
꽃무릇
꽃무릇(석산石蒜)은
서해안과 남부지방의 사찰 근처에서 주로 분포하고, 가정에서도 흔히 가꾸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무릇을 사찰 근처에서 많이 심는 이유는
이 식물에서 추출한 녹말로 불경을 제본하고, 탱화를 만들때도 사용하며,
고승들의 진영을 붙일 때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범어사 당간지주가 있는 숲길에 꽃무릇이 제법 피어 있었다.
소나무숲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범어사 당간지주(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5호)는
범어사 조계문(일주문)에 도착하기 전, 진입로 길가에 위치하며, 이는 조성 당시의 위치로 추정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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