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에, 절에 잘다녀오신 어머니가 그날밤에 갑자기 부처님곁으로 떠나가셨다.
그래서 어머니의 기일이 음력으로 4월7일이 되었고, 어머니가 계신 산비탈 작은집에 다녀오기 때문에
늘 부처님 오신날에는, 집 주변 사찰을 다녀올 수가 없어서 몇군데 사찰을 미리 다녀오느라 바쁜 한주일이었다.
다음주에는 이런 저런일과 함께 어머니 기일로 인하여 서울행 열차를 타게 될 것 같았다.
양력4월과 음력4월이라는 '4월'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두번씩이나 보내야 했기에
그것이 멍에가 되어서 평생 슬픈달이 된다는 것이 새삼스레 서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 주 동안 바쁘게 다녔던 암자와 사찰의 풍경들이 너무 예뻐서 힘들다는 생각조차도 해보지 않았는데
이맘때 아니면 예쁜 사찰풍경들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잘 다녀왔다는 것을 자랑해보고 싶어졌다.
금정산 범어서 산문을 지나서 일주문으로 가는 길이다.
한껏 푸르름이 멋스러운데, 오색연등 까지 한몫을 하는 것 같았다.
범어사 일주문 (조계문) 보물제1461호
1614년(광해군6년) 묘전화상에 의해 건립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의 건물은 1718년(정조5년)에 백암스님의 주관아래 다시 중건되었다고 한다.
.
골담초꽃
천왕문
숙종20년에 창건했으며, 1989년에 중수한 건물이 최근 화재로 불타없어져서
2012년에 새로 지었다.
불이문(해탈문)
불이(不二)란 있음과 없음, 삶과죽음, 선과악 등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관점을 뜻한다.
삼층석탑(보물제250호)
범어사 삼층석탑은 비교적 규모가 작고, 옥개석과 받침면석, 우주 등이 간소화된 탓에
통일신라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장전 앞의 극락왕생 하얀등
.
부처님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불두화(佛頭花)'라는 이름을 가진 하얀꽃이 초파일을 앞두고 활짝 피었다.
씀바귀꽃
긴 돌담과 잘 어울리는 연등은 범어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
초파일쯤에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다.
.
.
매발톱
꽃이 시들어가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요사채 주변을 화사하게 했을 '모란'도 인생의 끝은 어쩔수 없었나보다.
블루베리꽃
이곳 요사채 앞의 불두화는 아직은 어린애 수준의 모습이다.
활짝 피어서 하얀꽃이었을때의 그 탐스러움은 초파일날에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았다.
어떤 꽃보다 초파일날에 잘 어울리는 불두화는
전국의 어느 사찰이나 암자 뜰 앞에 꼭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림 > 산사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범어사 산내암자 '대성암' (0) | 2019.05.07 |
---|---|
금정산 원효암 (0) | 2019.05.06 |
초파일을 앞둔 '불광산 장안사' 풍경 (0) | 2019.05.01 |
여수 흥국사 (0) | 2019.04.23 |
통도사 보타암의 아름다운 풍경 (0) | 2019.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