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총동문 체육대회

nami2 2009. 6. 13. 08:17

       "선배님 오늘은 돼지 잡는 날이거든요. 이번 동문 체육대회 때는 꼭 오시는거지요"

        초등학교 동문 카페지기의 답글이었다.

        체육대회 가자고 전화를 걸어준 친구도 있었다.

        먼저 가서 닭싸움 한번 하고 쐬주 3잔만 마시고 있을테니, 자전거 타고 뒤따라 오라던 또 다른 친구와

        세발 자전거 타고 죽으라고 쫒아 갈테니 기다려 달라는 나의 대답

        이렇게 주고 받은 메세지는 초등학교 총동문 체육대회라는 거국적인 행사 때문에 생겨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다

        동창회,체육대회,총동문회는 반복적으로 해마다 내귓가에 들려오는 동창들의 모임이었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단한번도 가지 못했던 모임들이었다.

        전생에 내게 주어진 과제는 동창모임에는 절대 가서는 안된다는 명을 받은것인지~

        40년이란 세월속에서 졸업후 한번도 만날수 없었던 친구들이 너무도 많다보니 이제 새삼 동문모임에 나간다는 것이

        달팽이 껍질속으로 숨어 들어가는 달팽이 처럼 자꾸만 움츠려드는 것이 쑥스럽기만 했다.

        마음을 열어 동창모임에 가야지 해놓고는 또다시 뒤로 한발자욱 가는 마음이었기에  정말 바보인 것 같다

       "어쩐일로 동창회를 다 나왔을까" 수군거림이 두려워서일까 아니면

        당연히 가도 되는 자리에 가지 못한채 모두를 그리워 하는 마음은 보고싶고,가고싶고,만나고 싶어진다.

        부산이 아닌 서울이나 천안에 살면서 친구에 의해 같이 가게 되는 자리라면 엉겁결에 따라 갈텐데

        체육대회 가는 친구에게 사진 많이 찍어서 16회 카페에 올려 달라는 부탁을 할뿐, 더이상의 그리움은 다시 마음속으로

        집어 넣어야 할까보다.

        코흘리게 시절 운동회 때 달리기를 하면, 언제나 3등  상품은 노트 한권이었다.

        꼴찌를 면한 딸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던 부모님도 그립고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에서 응원 안하고, 딴짓하던 그때가 마냥 그립기만 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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