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 없이 바쁘기만 하다가 모처럼의 시간이 나길래 봄꽃을 찾으러 가려고 계획을 했었는데,또다시 비가 내린다.
요즘은 예고도 없이 자주 비가 내린다.
아마도 봄을 준비하는 전령사의 바쁜 움직임을 쫒아~ 움트는 꽃눈에게 촉촉한 봄의 기운을 넣어주기 위함인가보다.
집안에 있으면서 뒹굴거리기에는 따분해서 무언가 꼼지락 거릴 일거리를 찾아냈다.
여름에 콩국수를 해먹고 남은 콩이 냉장고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콩비지'를 해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콩을 물에 불렸다.
직접 만든 콩비지에 양념장을 얹어서 식사대용으로 하거나 밥을 비벼 먹으면 맛있다.
사람들은 두부를 만들기위해 짜낸 찌꺼기를 흔히들 '비지'라고 한다.
그러나 진짜는 콩을 물에 불려 되직하게 갈아서 콩물을 빼내지 않은 것이 '콩비지'이다.
요즘에는 콩을 직접 갈아서 비지로 먹기 때문에 말 그대로 건강을 위한 영양만점
웰빙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콩을 곱게 믹서에 갈기 위해서 충분하게 콩을 불려야 한다.
콩비지에는 돼지고기를 넣어야만 맛이 있고, 궁합도 맞는다는데
수육과 삼겹살 외에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에 내 경우에는 쇠고기로 준비를 했다.
예전에는 맷돌로 갈았다는데, 맷돌이 없는 세상에서는 믹서기로 갈아야 한다.
충분하게 콩을 불려 믹서기로 갈면서 콩물을 손끝에 비벼보아 거칠은 것이 보이지 않게
곱게 갈면 된다.
약간 거칠게 갈면 나중에 콩비지를 먹을때 거칠다는 느낌을 받아서 맛이 없다.
무우 시래기가 있으면 더 좋지만, 얼갈이 배추나 봄동으로 시래기를 해도 괜찮다.
봄동 시래기를 삶아서 가늘게 썰어놓고, 쇠고기도 곱게 썰어 놓는다.
*콩비지와 돼지고기는 잘어울리는 식품이라서 모두들 돼지고기를 넣고 하는데
내 경우에는 돼지고기가 물에 들어간 음식을 절대로 먹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쇠고기를 사용할수밖에 없었다.
가늘게 썰어놓은 시래기와 쇠고기에 밑간을 한다.
소금,참기름을 넣고 나물 무치듯이 해놓는다.
고기와 시래기에 밑간을 하고, 잠길만큼 물을 부어 불에 올려 놓는다.
바글 바글 끓기 시작하면, 믹서기로 곱게 갈아 놓은 콩물을 냄비에 붓는다.
콩에는 많은 양의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인 리놀산,레시틴 등이 포함 되어 있어
혈관 벽에 붙어 있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혈관을 유연하게 해준다.
레시틴은 콜레스테롤을 선별해 몸에 해로운 종류는 배설시키고, 양질의 것은
증가시키는 작용이 있어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다.
콩물을 부은 냄비는 가스불을 가장 약하게 줄이고 서서히 40분간 저어 주면서
숙성을 시켜야 한다.
콩비지를 만드는 것이 일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서 한번 만들을때 여유롭게 만들어서
냉동 보관하며 먹고 싶을 때 꺼내먹으면 맛있는 콩비지를 먹을 수 있다.
아주 약한 불에서 냄비 바닥이 눌지 않게 살살 저어 주어야한다.
20분 정도 저어주면 냄비에 들어 있던 배추 시래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콩비지가 어느정도 되어 가면서 끓어 오르기 시작하지만
넘치면 안되니까 불을 껐다가 다시 켜고는 냄비 바닥이 눌지 않도록 계속 저어준다.
끓기 시작하면 콩물이 넘치니까 세번 정도 불을 껐다가 다시 켜고를 반복해서
인내심과 함께 저어주어야한다.
35분 정도가 되었을 때의 콩비지이다.
이때쯤이면 두부 냄새가 나는것이 점점 콩비지가 되어가고 있다.
불에 올려 놓으면서 40분이 경과된 완성된 콩비지이다.
35분쯤에서 40분까지의 5분은 팥죽 끓이는 것 처럼 중불에서 끓이면 된다.
중불에서 끓일때도 밑바닥이 눌어붓지 않도록 신경을 써서 저어주어야 한다.
콩비지를 만들려면 인내심이 있어야 하고, 정성이 필요한 음식이다.
그러나 1시간이면 충분히 만들수 있는 음식이다.
완성된 콩비지를 냄비에 담고, 김치와 콩나물,나물을 섞어서 먹어도 맜있고
아무것도 넣지 않은채 양념장을 얹어서 먹어도 맜있다.
콩비지가 올려진 한끼 밥상은 웰빙식탁이 되었다.
믹서에 갈은 콩물을 남겨 놓았다가 '콩전'을 해먹어도 맛있다.
콩을 갈은 것에 밀가루(1:1)와 김치를 채썰고, 땡초를 섞어서 반죽을 하고~
콩전을 부치니까 두부를 짜낸 '비지'로 만든 전보다 더 맛이 있었다.
귀찮아도 조금만 꼼지락 거리니까 맛있고 건강에 좋은 웰빙음식을 만들어서
먹는다는 것이 약간은 흐뭇했다.
콩비지를 만들면서 신경을 썼는데도 냄비 바닥이 눌어 붙어 있었다.
완성된 콩비지를 팩에 담아서 절반은 냉장 보관하고, 절반은 냉동 보관하여
가끔 생각날때 신김치 넣고 끓여 먹거나, 양념장을 넣고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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