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남쪽지방이니까 설마 하고 방심을 했다.
베란다에 문을 꼭 닫아 놓았으니 화초들이 얼어죽을 염려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후
신경을 쓰지 않다가 일기예보에서 이곳도 영하 8도라는 소리에 놀라서
베란다에 나가 보았더니 이미 널부러진 화초들이 있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잘 지내고 있는데, 베란다에 있는 화초들이 거실로 들어올 자리는 없었다.
모두들 이 겨울을 무사히 지내려면 거실에서 살아야 하는데...
우선 하나씩 둘씩 더부살이를 시킬 수 밖에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몇년을 아무런 무리 없이 잘 자라던 '페페'가 널부러졌다.
그렇게 추위에 약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화분이 졸지에 두개가 되어 버렸다.
우수수 낙엽 떨어지듯 줄기가 모두 떨어져서 작은 화분에 그냥 꽂아 놓은 것이다.
보기에는 싱싱해보여도 살 수 있는 가능성은 10%이다.
베란다에서 추위를 피해 들어온 화초들이 거실 틈새에서 자리를 잡았다.
하루 반나절을 추위에 떨었던 '청페페'도 위험하다.
10년 가까이 별 무리없이 지냈던 '선인장'들이 이번 추위에 괜찮을런지
가을에 새로운 싹을 틔워 애쓰게 키워놓았는데, 이번 추위에
곧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공작 선인장'도 동사를 할 것 같은데, 일단 응급처치를 해놓았건만 걱정이 앞선다.
사람이 추우면, 화초들도 추운 것이거늘....내 잘못으로 위험한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베란다에서 잘 지내던 알로에 형제들이 텔레비젼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추운 곳에서 구조를 기다리듯 떨고 있었는데 아직은 멀쩡했다.
완전히 널부러져 있는 선인장을 거실로 옮겼다.
이번 추위는 화초들 여럿 죽이는 것 같다.
이 녀석은 추운 곳에 있다가 주방 식탁에 옮겨 놓으니 반질 반질 윤기가 난다.
이 정도라면 안심해도 될것 같다.
널브러져 있는 '페페'를 빈 화분에 꽂아 놓은 것인데
생명력이 강하다고 해도 지금은 추운 겨울이다
거실에도 많은 화분들 때문에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김치 냉장고 위에 놓았다.
거실과 베란다를 드나드는 틈새에 있는 다육이는 그래도 거실이라는 곳에 있기 때문에
얼어 죽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지난 겨울에도 방심하다가 화초들을 많이 잃었는데 올해도 갑작스런 한파와 나의 부주의로
또다시 잃는 것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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