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에서 부는 세찬 바람 때문에 그다지 덥다는 느낌이 없었던 4월인데
그동안 기온이 계속해서 들쑥날쑥이라서 초봄인지, 늦봄인지
계절 구분이 안되었던 4월 한달 내내, 참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도 했었다.
오늘은 음력 4월 '초하루'였다.
부처님 오신 날인 '음력 4월 초파일'이 딱 일주일 앞둔 초하룻날이기에
늘 갔었던 것 처럼 통도사에 가봤더니
산속의 기온이 해안가 보다 훨씬 덥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언제나 초하룻날에 절집으로 갈 때는 하루 꼬박 시간이 소요되니까
옷차림과 기온과 날씨를 모두 점검한 후 길을 떠나게 되는데
이곳의 오늘 아침 기온은 13도 였고 낮기온은 19도 정도에 흐린 날씨여서
조금 따뜻한 옷차림으로 우산 까지 챙겨갔었다
그런데 산속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통도사는 바람 한점없이 따끈했고
한낮의 기온은 24도였으므로 4월의 봄날씨는 절대로 아닌 것 같았다.
이대로 초여름이 되는 것은 아닌가?
초하루라서 절집을 찾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진짜 천차만별이었다.
걸어다니기 괴로울 만큼의 겨울 패딩옷을 입고 온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그래도 하루해를 절집에서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해안가 집주변은
여전히 바람이 심하게 불고, 기온은 16도 많이 춥다는 느낌이었는데...
그동안 집 주변을 벗어나지 못하고 우물속 개구리 처럼 살면서
봄날은 언제나
들쑥날쑥 계절 감각이 없었는줄,진짜 다른 곳도 모두 그런줄 알았건만
우물속 같은 작은 세상속에서 춥게만 살다가 한달만에 나가본 바깥 세상은
어느새 초여름이 되고 있었다는 것도 믿기지 않았다.
통도사 산문 앞의 하얀 철쭉이
색깔이 있는 철쭉보다 훨씬 분위기 있었다.
통도사 소나무 숲길을 걸어갈 때도
햇볕이 따끈거려서
걸어가기 불편할 만큼 많이 더웠다.
절정으로 아름다워진
통도사의 봄날 연두빛 세상이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뒷쪽
두그루의 나무가 참 인상적이었다.
집주변에서는 아직 붓꽃을 볼 수 없었고
우리 텃밭의
붓꽃도 아직 필 생각을 하지 않고 있건만
통도사 일주문 앞의 붓꽃은
이미 꽃이 피었다가 사라지는 중이었다.
통도사는 어느새 초여름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초파일을 일주일 앞둔
통도사 일주문 앞이다.
일주문에서 천왕문 까지의 연등은
늘 장엄했고 화려했다.
통도사 불이문에서 바라본
대웅전 앞 풍경이
꼭 극락세계의 장엄...그것 같았다.
불이문 밖에서 바라본 대웅전 앞
관음전 옆,
누군가 부처님께 올려 놓은
꽃공양이 더욱 화사하게 보여졌다.
통도사 대웅전 앞 연등
대웅전에서 불사리탑 까지 연결된 연등
통도사 창건설화에
아홉마리의 용이 살았다는 구룡지의
장엄등을 아주 멋지게 장식해놨다.
초하룻날 통도사 갈때마다
내가 기도 드리는 곳은 이곳 명부전이다.
하얀 연등이 달려 있는 곳이 언제부터인가
서글프면서도 편안하게 보여졌다.
설법전과 명부전, 대웅전 중심의 마당가에는
색깔이 있는 예쁜 연등들도 많았으나
하얀 연등 있는 곳만 사진찍고 싶었다.
자목련이 한참 예쁘게 피고 있는 문수전 앞
삼층석탑(보물 1471호) 앞은 다른해 보다는
색다른 모습으로 꽃의 조화가 잘 어울렸다.
경내 마당가에서 내려다 보았던
극락전 ,만세루 그리고 범종각...
화사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천왕문 앞에서 바라본 경내...
대웅전 뒷쪽
영축산이 한폭의 그림 처럼 보여졌다.
완전하게 녹음이 짙어진 진짜 아름다운 풍경은
봄날 중에서 바로 이때
연두빛 색깔이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다운 요즘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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