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꽃들이 피는 봄날이지만, 요즘의 일교차는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오전 10시쯤 텃밭에 나가보니, 물그릇에 살얼음이 녹지 않고 있다는 것은
오전 8시 까지도 많이 추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오전 10시쯤 부터 기온이 올라가면서 점점 포근하다는 느낌으로
한낮에는 영상16도 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 휴대폰에 저장된 날씨앱을 자꾸 보게 되었다.
그렇게 따뜻해지는 날씨였으나 바람은 여전히 차가워서 감기들기 딱 좋은
환절기인 것만은 비켜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또다시 꽃을 찾아서 길을 나서게 되었다.
할 일 없이 돌아다니는 것만은 아니고 걷기운동 나간 것이라고 핑계를 대본다.
요즘 길을 나서면 어디라고 딱히 정해놓고 가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그렇듯이 발길 닿는대로
오늘은 이쪽 내일은 저쪽으로 간다고 해도 지루하지 않다는 것은
화사하게 꽃이 피는 봄날이라는 것이 발걸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 같았다.
알게모르게 봄꽃들은 추위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꽃이 피고 있는 것 같았다.
공원길 풀숲에서는 어느새
앙증맞은 '살갈퀴' 꽃이 피고 있었다.
살갈퀴는 2년생 초본으로
밭이나 들과 산비탈에서 자라는데
퇴비나 사료로 사용하기 위해
요즘은 밀원용으로 심기도 한다고 했다.
살갈퀴 꽃말은 '사랑의 아름다움'이다.
어느집 담장가에 신비로울 만큼
예쁜 꽃봉오리가 몽글몽글 맺혀 있었다.
들여다봤더니 명자나무 꽃봉오리였다.
한껏 부풀은 꽃봉오리도 진짜 예뻐보였다.
눈을 크게 뜨고 살펴봤더니
활짝 핀 꽃이 몇송이 보였다.
진짜 예쁜 봄꽃 '명자나무꽃'이었다.
명자나무꽃말은 '신뢰, 수줍음' 이다
엊그제 부터 피기 시작했던 수선화가
점점 꽃송이가 많아졌다.
하루가 다르게 꽃송이가 많아진다는 것도
따스한 봄날에는 좋게만 보여진다.
시골동네 어느집의 마당가에
아주 빨간 홍매화가 새삼스레 예뻐보였다.
텃밭에 유채꽃이 딱 한송이 피었다.
올해는 모든 꽃들의 개화 시기가 늦었는데
유채꽃도 덩달아 지각이었다.
나무 한개에 꽃은 두가지 색이다.
개량종 동백꽃들은
이렇듯 사람들에 의해서 이란성이 되는가?
약간 이상했으나 신기하기도 했다.
겹동백꽃과 홑동백의 결합인듯...
꽃의 생김새는 홑동백을 많이 닮았다.
빨간색과 흰색의 조합...
그래도 하얀 색깔의 동백도 예뻤다.
우리 아파트 입구의 겹동백이
꽃봉오리가 맺힌지 2개월만에
드디어 아주 예쁜 꽃을 피우고 있었다.
결국 봄이 되니까 꽃을 보게 되었다.
혹한의 추위에도 멈춤 했을뿐...
얼어죽지 않고 살아 남았음이 고마웠다.
들판의 마지막으로 피는 매화는
살구꽃을 닮은 분홍매화였다.
다른 색깔의 매화들은 거의 꽃을 다피웠고
이제는 꽃이 사라질 일만 남았다.
정말 볼수록 예뻐서 텃밭에
다녀올 때마다 자꾸 사진을 찍게된다.
텃밭으로 가는 들판에 있는 매실농장이다.
별장 처럼 지어진 빨간 기와집이
꽃속에 파묻힌듯 잘 어우러졌다.
백매화가 흐드러지게 핀 모습도 예뻤다.
분홍매화는 이제서 꽃이 피기 시작했다.
다른 매화들 보다 꽃이 예뻐서인지
향기도 더욱 짙은 것 같았다.
걷기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인데
아파트 주변은 온통 매실농원이라서인지
꽃이 피는 예쁜 봄날에는
우리 아파트도 호사를 누리는 것 같았다.
매화꽃속에 파묻혀서 매향에 취해보는 아파트...
그래서 매화가 피는 이른 봄날에는
은근히 자꾸 자랑을 하게 되는 것도 버릇인듯 했다.
산을 깎아서 지어진 아파트였기 때문인지
아파트 주변은 온통 과수나무 농장뿐이다.
매화꽃이 지고나면, 이어서 자두꽃과 복숭아꽃
그리고 살구꽃, 배꽃...
4월이 되더라도 아파트 주변의 꽃자랑은 계속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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