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3월 끝자락의 꽃이 있는 길

nami2 2024. 3. 29. 22:44

봄날에 무슨 비가 그렇게 많이 내린 것인지
폭풍우가 심했던 지난밤을 생각하면 피고 있던 벚꽃잎이
몽땅 떨어져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으나 그래도 생각외로 벚꽃은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 없다는듯이...
비가 그친 이튿날에 눈이 부실 만큼 예쁜 모습으로 주변을 아름답게 했다.

무던히도 변덕스러웠던 봄날 3월이 어느새 막바지에 다달았다.
꽃들은 쉼없이 피고 있었지만, 해안가라는 이유로 아직은 차거운 바람이
몸을 움츠려들게 했지만, 피고 있는 꽃들을 보면

그다지 추운 날씨는 아닌듯 어느새 철쭉 꽃봉오리가 한껏 부풀고 있었다.
아마도 벚꽃잎이 흩날리기 전에 철쭉꽃이 필 것 같은 3월 끝자락이다.

늘 그랬듯이 하루 일과 중의 하나는 습관적으로 길을 걷는 것이다.
오늘은 또 어디로 갈 것인가?

발길 닿는대로 걷는다는 것이 요즘은 그냥 즐겁기만 했다.
그 이유는 온 세상이 모두 꽃으로 뒤덮인듯
가는 길목마다 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걷기운동을 하기 위해서 늘 찾아가서 한바퀴 하는 시골동네 주변이나

어촌마을 주변의 어르신들이 심어놓은 꽃들 때문인지
매일 같이 걷는다는 것에 지루함을 느끼지 않다는 것을 자랑해본다.

하루종일도 모자라서 밤새도록 내린 비를 생각해보면
피고 있던 벚꽃은

거의 땅 위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화창하게 맑은 그 이튿날의 벚꽃은
진짜 눈이 부시게 아름답기만 했다.

우중충한 날씨였을때 봤던 벚꽃은
그다지 화사하게 보이지 않았었는데
눈이 시리도록 파란 맑은 하늘가의 벚꽃은
그 자체가 진짜 아름다움이었다.

그냥 이대로 오래도록 멈춰있길 바라지만
아마도 곧 꽃잎이 흩날리지 않을까
바람만 세게 불어도 나무를 쳐다보게 된다.

산벚꽃이다.
벚꽃은 잎이 나오기 전에 꽃부터 피지만
산벚꽃은 잎이 나오면서

잎과 함께 꽃이 핀다는 것이 늘 신기했다.

올해는 집 주변의 일반 벚꽃보다
산속의 산벚꽃이 먼저 꽃을 피웠다.
산 비탈에는 산벚꽃이 제법 흐드러게 피어 있었다.

해안가 마을의 묵정밭에는
언뜻 바라보면 '자운영' 꽃인듯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광대나물꽃이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듯 했다.

이렇게 꽃이 핀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었다.
누군가 꽃씨를 뿌려놓은듯 했으나
이 꽃들은 그냥 제멋대로 자생하는
그 이름도 거룩한 잡초였다.

광대나물꽃의 꽃말은 '봄맞이'였다.
그리고 어느 지방에서는 이 잡초를
봄나물로 먹는다고 했다.

그러나 어찌되었던 골치아픈 잡초가
이렇듯 봄날의 들판을 예쁘게 한다는 것이
새삼스러울 만큼 아름답기도 했다.

요즘 곳곳에서 제법 자두나무꽃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새콤한 자두를 좋아하는 것인지?

 

텃밭하는 사람들이 텃밭 한 켠에

자두나무를 많이 심으니까

자두나무꽃도 제법 눈에 띄이게 많았다.

 

멀리 바다가 보였지만 날씨탓에
그다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바다가 보이는 어촌을 지나다보면
분위기 있는듯 유채꽃이 제법 눈에 띄였다.
푸른 바다와 노란 유채꽃이 잘 어우러지기 때문인지

해안가 언덕의 짜투리 밭에는 생각보다 훨씬

노란 유채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4월이 되면 이런 풍경도 볼 수 없게 된다.
곧 봄채소 모종을 심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텃밭에도 3월 까지만 노란꽃을 본 후
곧 뽑아버릴 예정이다.

개나리꽃의 꽃말은 '희망'이다.

바로 위에 개나리꽃 사진과
이곳의 개나리꽃 사진을 비교해본다면
어느 곳의 꽃이 더 예쁜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진다.

나는 두번째 사진이 더욱 분위기스럽고
자연스러울 만큼 예뻐보였다.

시골동네 길을 다니다보면
서향(천리향 )꽃은 참 많이도 눈에 띄는데
백서향꽃은

어느집 담장가에 딱 한 곳만 피어 있었다.

아파트 현관앞의 앵두나무꽃이
피기 시작한지 열흘이 지났는데도
꽃잎이 사그러들줄 모른다.

 

그냥 이런 모습으로

오래도록 머물러 있기를 바래보지만
아마도 4월이 되면 휑한 모습이 될 것 같다.

텃밭의 살구나무꽃이 제법 예쁘게 피었다.
붉으스름한 모습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살구나무꽂의 꽃말은
'처녀의 부끄러움'이라고 했다.

어느집 담장 옆에 아주 예쁜 꽃이
피어 있어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했다.
꽃이름은 '만첩능수 분홍도화'였다.
사극에서 볼 수 있는 어사화를 닮은 꽃이다.

 

만첩능수 분홍도화꽃!!
꽃이름을 기억하기에는 조금 길었으나
꽃이 예쁘니까 이름도 꼭 기억하고 싶었다.

텃밭으로 가는 길의 들판에는
지겹다고 생각 할 만큼 빨간 꽃이 많았다.
어느 밭주인이 빨간꽃을 좋아해서

묵정밭이나 밭가에 엄청 심어놨기 때문이다.

꽃이름은 만첩능수 홍도화였다.
홍도화는 복숭아 나무의 일종으로

붉은 꽃을 피운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 꽃은 보통 벚꽃이 사라지면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3월 끝자락에 서둘러서 벚꽃과 함께 피는 것 같았다.
홍도화의 꽃말은 '사랑의노래 , 희망 '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