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시원한 바람이 부는 길위에서

nami2 2023. 8. 8. 22:24

태풍 카눈 덕분에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도 필요 없었던 하루였지만
기온은 여전히 삼복더위의 폭염 31도였다.
악마의 바람으로 돌변하기 전 까지는 고마운 바람이라고 하고 있으나
태풍이 다녀갈 것이라고... 예고 되어있는 날 까지는
초긴장으로 기다려보면서 오후 산책길에 나섰다.

아직은 멀쩡한 들길이고, 마을 길이지만
태풍이 할키고 지나간 자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그냥 또 마음을 비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폭염에 지친 농작물들과 모든 식물들에게
태풍으로 인한 단비 같은 빗물이 쏟아지는 것이 고맙기는 했으나
다만 너무 많은 비가 내려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여름이 무르익어 갈수록 길 위에서 눈으로  보여지는 풍경들은

하얀 '사위질빵꽃' 뿐인듯...
가는 곳마다 넝쿨을 뻗어가는 꽃이 신기해서 눈여겨보았다.

사위질빵꽃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낙엽활엽덩굴식물의 여러해살이풀인데
'비웃음' 이란 꽃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엉겅퀴꽃이 참 예쁜 모습으로 피어 있었다.
꽃말은 '건드리지마세요' 였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예뻐보이지 않겠으나
내게는 참 묘한 매력이 있는 여름꽃이다.
여름이 무르익어 갈때면 숲길에서 늘 기웃거려 보았지만
올해는 여지껏 만나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 길 위에서 '박주가리꽃' 덩쿨을 만났다.

박주가리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이 원산지이며
식재료로 사용할 때는

어린줄기와 잎, 씨, 꽃등을 쓰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할 만큼
박주가리는 식용하는 식물이다.

특히 박주가리꽃은 씹는 맛이 아삭하여

샐러드나 비빔밥에 첨가하여 이용하면 좋다고 한다.

 

박주가리의 꽃말은 '먼여행'이다.

아직도 흰백합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았다.
너무 날씨가 더울때 피고 있음이 애잔해 보였으나
그래도 꿋꿋한 모습인데

강한 태풍으로 사라지지 않길 바랄뿐이다.

7~9월 까지 꽃이 피는 수선화과의 식물로서
제주도 토끼섬에만 자생하고 있다는데
육지까지 올라와서
꽃을 보여주는 '문주란'이 반갑기만 하다.
문주란의 꽃말은 '청순함'이다.

시골동네의 울타리에 열매마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잎은 커다랗고, 열매는 울퉁불퉁..신기했다.

딱 한번만 맛을 보고싶지만

재래 시장에서는 구입할 수가 없음이 아쉽기만 했다.

 

커다란 해바라기꽃에 씨가 통통 여물어가는 모습이 보기좋았다.

아직은 풋사과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붉은 빛으로 익어가는 사과를

이 길을 지날때마다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산책길의 산비탈에서 밤이 튼실하게 익어가고 있었다.
아직은  덜 익은 밤이지만 가을이 기다려진다.

언제쯤이 되면 밤송이가 벌어져서 뚝뚝 떨어질런지?
지독한 폭염의 끝은 없을 것 같았는데
태풍 카눈이 가져다 주는 비바람으로 인해
더위가 한풀 사그러지는 것은 아닌가 은근히 기대도 해본다.

 

여물어가는 밤송이를 보니
오늘이 입추, 내일 모레는 말복 그리고 칠석과 처서....
이렇게 서서히 가을로 가고 있는 시간들인데
여유로움을 갖고, 웃으면서 배웅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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