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무더운 여름날 산책길에서

nami2 2023. 8. 1. 22:35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른아침 6시쯤 텃밭에 나갔다가 돌아오면
오전 9시 부터는 하루종일 뒹굴뒹굴이다.
폭염에 외출 자제 하라는 문자메시지를  핑계삼아 꼼짝을 하지않고
집콕을 한다는 것이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이 된 것 같았다.

그래도 매일같이 해야 할 일 '걷기운동' 그것은
하루라도 미룰 수가 없어서 늦은 오후 6시쯤 집을 나섰다.
이 더위에 어디로 갈 것인가?
아직 해는 중천에 떠있었고, 강렬한 열기가 부담스러웠다.
고민을 해볼새도 없이 발걸음은 아파트 근처
시골동네를 몇바퀴 돌아보는 것이었다.

시골동네를 몇바퀴 하다보니, 7시가 다되어가는 늦은 오후였지만
기온은 30도.. 뜨거운 햇볕은 아직 산그림자도 만들지 못했다.
늦은 오후라서 모기가 콧속으로 들어갈까봐

마스크로 코를 가린채,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걷다보니
그래도 몇장의 사진을 찍을수 있었음이 그냥 고마웠다.
왜냐하면

30도가 웃도는 여름날에는 제대로 피는 꽃이 없었기에
눈에 보이는대로 아무거나 그냥 사진을 찍다보니

지루한줄 모른채 오늘의 운동량은 그런대로 만족할 수 있었다.

오후 7시쯤 기온은 30도 였고
해는 아직 산등성이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들길을 걷다보니, 저녁을 알리는 풀벌레소리는 커져가건만
바람도 불지않은채 기온은 떨어질 생각조차 없는 것 같았다.

아침햇살에 비춰지는 콩꽃보다는
늦은 오후에 만난 콩꽃의 단아함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어찌 그리 색깔이 저리 고울까
꽃을 바라보면서

꽃의 예쁜 색깔을 사진속이라도 남겨놓고 싶었다.

여름꽃인 '칸나'는 요즘이 제철인듯
해안가를 비롯해서

시골동네 주변에도 제법 예쁘게 피고 있었다.
칸나 꽃말은 '행복한 종말, 존경'이다.

시골동네를 한바퀴 하면서
울타리마다 넝쿨지어  뻗어가는 식물을 보았는데

이상한 열매가 눈에 띄었다.
어디선가 언뜻 한번 본 기억이 있어서 유심히 살폈더니
그것은 '열매마(하늘마)'였다.

열매마는 하늘이 내린 열매라고 해서 '하늘마'라고 불리며
원산지는 아프리카이고
우리나라에서는 3년 전 부터 재배하기 시작되었다고 한다.

열매마 효능은
뼈건강, 피로회복, 소화장애 개선,동맥경화예방이며

열매마 먹는법은
열매마는 비교적 부작용은 없지만
하루 섭취량은 100g 이내로 먹으면 된다고 했다.

익혀서 먹거나 말려서 차로도  마실수도 있다고 하며
생으로 섭취시에는 우유나 요거트를 넣고
갈아서 먹기도 한다고 했다.

어느집 울타리에 매달린 방울토마토가

꽃이 핀 것 처럼 예뻐 보였다.

어느새 석류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가을이 오고 있다는 기쁜소식이었으면 좋겠다.

 

담쟁이 넝쿨 처럼
그냥 제멋대로 허공을 예쁘게 하는 식물이다.

무더운 여름날의 늦은 오후에는

저렇게 제멋대로 뻗어가는 식물도 예뻐보일 만큼 쓸쓸했다.

 

어느집 담장 밑 하수도 옆에

돌미나리꽃이 하얗게  피고 있었다.
아무곳에서 자생했다가

꽃을 피운 돌미나리꽃이 참으로 예쁘기만 했다.

하수도 옆, 돌미나리의 푸짐한 군락

나물로 먹었다면 제법 많을 것 같았다.

 

미나리꽃의 꽃말은 '성의, 고결'이라고 한다.

골목길을  지나다가 예쁜 모습을 또 보았다.
옥상 위에 오이가 주렁주렁...

밑에서 올려다보니 재미있었고 신기해보였다.

 

감나무에 풋감과 애호박이 매달려 있었다.
언제쯤 감이 붉게 익어가려는지?

가을은 참 먼 곳에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느집 텃밭에는

돌배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배롱나무꽃 뒤로  밤나무의 밤이 다닥다닥이다.
배롱나무꽃이 질 때 쯤이면  
밤나무의 밤송이가 떨어지는 가을...?
언제쯤인지는 몰라도 요즘 같아서는  
그런 날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다.

저녁 8시쯤 ...
뒷 베란다 창문으로 보여지는 하늘은 너무 아름답기만 했다.
30도라는 후끈 거리는 기온과는  

너무 대조적인 저녁 하늘은 평화스러웠고  

어디선가 가을 바람이 불어 오면서

귀뚜라미 소리도 나직하게 들려올 것만  같았다.

 

그런 착각은 순간적으로 즐거움을 만들기도 하고, 희망일 수 있으나
현실은 너무 더워서 저녁식사는 또다시 간단한 상차림이었다.
시원한 캔맥주 한 캔과 야채샐러드와 치킨 두 조각

그리고 제주에서 택배로 와서 요즘 식사대용이 된 밤단호박!!

무더운 여름에는 밥 보다는

자꾸만 이런 것들에게 의지를 해본다는 것이 우습지만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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