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비내리는 날에 길따라 걷기

nami2 2023. 5. 18. 22:45

며칠동안 불볕처럼 뜨거웠던...
한여름 같은 더위가 하루만에 꼬랑지를 내렸다.
18도의 전형적인 5월의 기온이 된 이유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기때문이다.
바람 한점없이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린다는 것은 내게는 더없이 좋은일...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고 길따라 걸어가면서 사진 찍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취미생활이 되었다.

비가 내리면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는 이유는 

오직 꽃사진을 찍어야 한다는...미친짓이 취미가 된듯 했다.

창밖을 내다보면서 이제나 저제나 빗줄기가 잦아질 때를 기다렸다가
걷기운동 핑계대고  무작정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빗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꽃사진 찍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가 되어
마음속에 숨어 있는 우울증 치료제가 될 때도 있었다.

사진을 찍느라고 때로는 비를 맞게 되는데도
그것이 즐거운 일이라면 해봐야 하지 않겠나?
비내리는 날에 우산을 쓰고 까지  운동을 하느냐고 누군가 빈정거린다면
"나만 좋으면 되지않을까요"  여유롭게 웃음으로 반문 할 것 같았다.

초록빛 잎사귀 위에 빗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는 모습이

왜그렇게 예쁜 것인지?
이른 아침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도 예쁘지만
빗방울이 맺힌 모습 또한 그렇게 예쁠수가 없었다.

비를 맞고 있는 '꽃창포' 꽃이 바라볼수록

청초한 아름다움이 단아하게 느껴졌다.

 

하루종일 내리던 비가 잦아들면서
이슬비가 내리는 들길을 따라가봤다.
어딘가에 피어 있을 들꽃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아파트 후문에서 5분 거리의 들길이다.

 

누렇게 마늘이 익어가고 있는 들길에서 마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늘 도심 근교, 산밑 아파트에 산다는 것이
흐뭇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이 전해주는 아름다운 향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들길에서 한아름의 '돌나물'꽃을 만났다.
노랗게 피고 있는 돌나물꽃은

누군가 만들어 놓은 꽃다발 처럼 아름답기 까지 했다.

어느새 5월 중순...
청매실이 다닥다닥 보기좋게 여물어 가고 있었다.
해마다 6월 10일쯤에는 매실청을 담근다.

길을 따라서 시골동네 한바퀴를 산책하는데
빗물에 떨궈낸 꽃잎에서 장미향기가 물씬 풍겼다.

빨간 넝쿨 장미의 꽃잎도 덩달아서
길 위를 예쁘게 했다.

비를 맞아서 초췌해진  모습도 예뻐보이는 장미꽃이다.

길따라 시골동네 길을 걷는 것도 요즘은 즐거움이 되어준다.
꽃길만 걸어요" 캠페인 같은

덕담의 소리를 생각나게 해주는 진짜 꽃길이 예쁘기만 했다.

우단동자꽃의 꽃말은 '영원한 기다림'이라고 한다.

비를 많이 맞아서인지

벨벳 같은 꽃잎이 더욱 후줄근 해졌다.

 

당아욱꽃은 중국이 원산지로 되어 있으나
우리나라 을릉도 바닷가에도 자라고 있는 아욱과의 이년초 식물이다.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금규'라는 약재로 쓰는데....
당아욱 꽃말은 '자애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한다.

비를 맞고 서있는...  
그래서 더 아름다워보이는 독일붓꽃(아이리스)이다.

모내기를 한 논에서  오리 두마리가 열심히
먹을 것을 찾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비를 맞아도 되는 것인지, 염려스러웠다.

동네 한바퀴를 돌다보니
멀리 유령의 성 처럼 서있는 우리아파트가 보였다.
비내리는 날이라서인지
물안개 자욱한 아파트 풍경이 분위기 있어 보였다.

비를 맞은 노랑장미가 그대로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꽃잎을 떨구지 않은 것이 고마웠다.

왜냐하면 노랑장미와 분홍장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어디를 가더라도
피라칸사스꽃이 감초 처럼 하얗게 피어있었다.

계란꽃이라고 불리는 '개망초'꽃도 들판에서는 한몫을 하고 있다.
어린시절 부터 참 좋아했던 6월 꽃인데
요즘은 5월 10일 후 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다.

노란 금계국이 비내리는날의 길 위를 화사하게 만들어 놓았다.
노란색이기 때문인지, 꽤나 운치있어 보였다.

길가에 소복하게 토끼풀꽃이 피어 있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어린시절, 소꿉장난의 추억을 소환시켜준 것이 고마웠다.
꽃반지, 꽃목걸이, 꽃화관, 꽃시계...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그리운 꽃이었음이 새삼스럽다.

동네 한바퀴를
들길, 시골 마을길 ,산책길을 1시간 동안 걷다보니
어느새 아파트 후문 앞에 서있었다.
비내리는 날의 풍경이 참 멋스럽다고 새삼 느껴본다.

아파트 가까이 까지 걷다보니 빗줄기가 조금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옷이 약간 젖었고, 길 위의 꽃들도 많이 후줄근 해졌다.
그래도 곳곳에서 빨간 넝쿨장미가 있었고
노란 금계국 꽃이 피어 있었으며
하얗게 피고 있는 피라칸사스  꽃이 있어서
그다지 쓸쓸해 보이지 않는 비내리는 날의 분위기 있는 풍경을

보게 된 것이 즐거움이 된 것 같았다.

'감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연꽃을 닮은 꽃 '태산목'  (22) 2023.06.01
찔레장미가 예쁘게 피는 계절  (14) 2023.05.25
산책길의 화사한 넝쿨장미  (8) 2023.05.16
4월 그리고 5월의 아름다움  (12) 2023.05.09
물앵두가 익어가는 계절  (20) 2023.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