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금정산에서 만난 하얀꽃들

nami2 2023. 4. 27. 22:48

엊그제 금정산성 북문까지 쉬엄쉬엄  올라가면서 무언가에 홀린듯

힘든줄도 모른채 숲과 계곡 주변에서 보물찾기를 했다.

원래는 5월의 산 숲속은

이곳 저곳에서 하얀꽃들이 피어 있어서 참 보기좋았는데..
요즘에는 꽃들이 무엇 때문에 이유없는 반항을 하는지는 몰라도
날씨가 춥거나 말거나  계절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제 철보다 앞당겨서  꽃을 피우는 것이 유행인 것 같았다.

그래서 5월에 피는 꽃인줄 알면서도 4월 중순에 산속을 헤맸더니
대박'이라는 소리를 몇번이나 할 정도로 하얀 꽃들을 제법 만나게 되었다.

계곡의 바위와 바위사이를 겁도 없이 펄쩍 뛰기도 해봤고
위험한 절개지 위로 엉금 엉금 기어 오르기도 했고
숲에서 뭔가 나올 것 같은 깊숙한 숲속에서도
겁에 잔뜩 질려 있으면서도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나혼자만의 스릴....
그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그냥 웃음이 나왔다.

 

진짜 야생화에 미친 사람이 맞는것 같았지만
그로 인해서 가슴속의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런짓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렇게 힘들게 만난 하얀 꽃들은  예전에는 모두 5월에 피는 꽃들이었지만
아직은 4월이었기에  

4월 중순에 만난 하얀 꽃들이라고  타이틀을 바꿔야 할 것 같았다.
아무튼 산속을 헤매면서  혼자 해보았던 보물찾기는  
진짜 대박, 아주 만족스러웠던 즐거운 하루였었다. 

금정산 산성 북문으로 가면서
혹시 보라색 '투구꽃'이 피었는가 찾던 중에

계곡 주변에서  하얀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는 것을  만났다.
그런데 그곳에는

계곡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팻말과 함께 입산금지 '금줄'이 쳐져  있었다.
멀리서 사진을 찍으려니 제대로 찍히지 않아서
금줄 밑으로 몰래 들어가는 짓을 강행했다.
꽃 을 놔두고는 절대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멀리서 사진을 찍으려니

도대체 무슨꽃인줄 몰라서  '죄송합니다' 한마디 하고는
입산금지 구역으로 들어간 결과는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었기에 그냥 마음은 흐뭇하기만 했다.

하얀꽃은 '귀릉나무꽃'이었다.

깊은 산골짜기에서 자라는 귀릉나무는
귀릉목 구름나무 귀롱나무라고도 부른다고 했다.

귀릉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아시아 ,유럽이  원산지이며, 꽃말은 '사색 ,상념'이라고 했다.

           광대수염꽃

광대수염은 전국의  습기 많은  물가 또는  

숲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라고 하는데

요즘이 제 철인듯, 습기가 있는 숲속에서 제법 많이 만났다.

 

은근히 매력이 있는 '때죽나무'꽃이 피기 시작했다.

때죽나무꽃은 모두들 나무 아래를 향해서 피는 꽃이기에
사진 찍는 것이 조금은 어려웠다.

 

나무 밑에서 고개를 쳐들고 나무꼭대기를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꽃은 귀엽고  예뻤다.

이 꽃은 귀릉나무꽃보다는 꽃이 조금 작았다.
계곡 깊숙한 곳의 물이 흐르는곳에 피어 있었다.
또다시

입산금지의 '금줄' 쳐놓은 줄을 넘어서 계곡으로 들어갔다.

귀릉나무꽃 보다 훨씬 더 예쁜...
하얀꽃은 '말발도리' 꽃이었다.
꽃말은 '애교'이며
5~6월에 꽃이 핀다고 표기되어 있었다.

위험한 계곡, 바위와 바위를 위험스럽게 넘나들면서

어렵게 찍은 꽃이라서인지 설레일 만큼 예뻤다.

말발도리꽃은 꽃이 진 뒤, 매달리는 열매가
말 발굽에 끼는 편자 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늦가을에 빨간 열매가 달리는 '덜꿩나무꽃'이다.

숲속에서  '큰꽃 으아리꽃'을 만났다.
꿈인지 생시인지, 너무 당황 할 만큼 ,진짜 황송했다.
숲에서 이 꽃을

그것도 군락지를 만났다는 것은 진짜 대박이었다.

숲 가장자리나  산 기슭 볕이 잘드는 숲속에서 자생한다는
큰꽃 으아리꽃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  

혼자 보기에는 정말 아깝기만 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끝까지 나혼자였다.

깊은 숲속이 두려운줄도 모르고
뭐가 발밑에서 꾸물거리며 기어다닐 것에 겁을 내면서도 '

이곳 저곳에 제법 많이 피어 있었기에

큰꽃 으아리' 때문이라는 이유로  자꾸만 숲으로 들어갔다.

큰꽃 으아리의 꽃말은 '고결, 당신의 아름다운 마음'이라고 한다.

고추나무꽃은  

아직 활짝 피지 않아서 가는 곳마다 계속 아쉬웠다.

고추나무는 전국  산 숲속에서 자라는 낙엽떨기나무로
세계적으로는  중국과 일본에 분포한다.

잎이 고추나무를 닮아서 우리말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는데
어린잎은 식용한다고 했다.

                 노린재나무꽃

노린재나무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만주 지역과 일본에 분포하고 있는 갈잎떨기나무로
전국 산지에서 비교적 흔하게 자라는 나무라고 한다.

노린재나무 열매는 가을에 남청색으로 익으며
새들의 중요한 먹이가 되어준다고 하는데
노린재나무 꽂의 꽃말은 '동의'라고 한다.

4월 중순에 하얀 이팝나무꽃을 시작으로 해서
곳곳에 하얀 색깔의 꽃이 피고 있는 4월이 끝날 무렵이지만
집 주변 숲속에서 하얀찔레꽃과 아카시아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5월이 오기전에 또 4월이 가기전에
하얀꽃은 계속해서 필 것 처럼 모두들 꽃봉오리를 만들고 있었다.

 

백과사전이나 야생화도감에도

5월에 피는 하얀꽃이 아니라 4월에 피는 하얀꽃이라고

표기 해놓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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