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불광산 숲속의 작은 야생화

nami2 2023. 4. 17. 22:46

며칠동안 오락가락 추적거리면서 내린 봄비 덕분에 연두빛 초목들이
윤기가 흐를 만큼의 싱그러운 모습으로 마음 까지 밝게 만드는 봄날이다.

그런데 엊그제 비 내리는 불광산 장안사와 그 숲속을 한바퀴 돌아봤더니
내리는 빗방울의 한기와 많이 걸으면서 느껴지는 피로감이
무리한 하루일정이 된듯 덜컥 병이나고  말았다.
가끔씩 미련스럽게 했던 행동으로 인하여 몸살감기로 견디지 못하면서
이번에도 또 무리한 행동이 결국에는 고통스러웠던 몸살로 앓아눕게 했다.

오른쪽  얼굴(잇몸, 목,귀, 머리)까지 너무 많이 아팠던 탓에  
병원에서는 대상포진으로 의심을 받았지만
주사맞고 처방약을 먹고나니 차츰 차도가 있었다.

야생화가 뭔지?
비 내리는 날, 숲속을 헤매며 야생화 찾는 미련스러움은
나이값도 못하고 주저앉는

나약한 모습이 되었다는 것에 멋적은 웃음보다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그래도 주말 이틀 동안 그렇게 많이 아팠으면서 알바를 했고
찍어놓은 야생화 사진들을 들여다보면서 흐뭇해 한다는 것이
아직은 정신력이 있어서 자리보존 하지 않았음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병원에서는 3일치 약을 먹으면서 좁쌀 같은 것이 피부로 느껴지면
다시 병원으로 오라는 당부의 말에는 대상포진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음을 자신해봤다.

비내리는 산길에서 처음 만난 것은 '애기나리'꽃이었다.
고개숙인 애기나리를 찍기위해
우산을 던져놓고 사진을 찍다보니 비를 맞게 되었다.
비를 맞으면서 까지 사진을 찍었으니
감기몸살이 되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하니 어이없는 웃음도 나올만 했다.

숲속의 애기나리꽃은 모두 고개를 숙였다.
무엇이 그리 수줍은 것인지
고개 숙인 얼굴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강제로 얼굴을 들어올린 사진이 윗쪽의 첫번째 사진이었다.

 

불광산 숲길에서  '구슬붕이'를 만나려고
숲속을  보물찾기 하듯, 눈이 빠지게 찾아헤맸는데
결국에는 거의 포기상태여서 내 눈 앞에 나타났다.
그것도 아주 급경사인 산비탈에서....

산비탈에서 내 눈을 의심하게 할 만큼, 어렵게 만난 '구슬붕이'였다.
남들은 쉽게 만나는 꽃이지만
내게는 각시붓꽃 만큼이나 힘들게 만난꽃이라서 고귀해 보였다.


구슬붕이 꽃말은 '기쁜소식'이라고 한다.

진짜 꽃말 처럼 산비탈에서의 만남이 나에게 기쁜소식을 전한것 같았다.

 

빗물 때문에 흐릿하게 사진 찍힌 '콩제비꽃'이다.

서울 여동생집 주변의

북한산 자락에서는 제법 많은 '콩제비꽃'이 있는데
이곳 불광산 숲길에서는 콩제비꽃도 귀한 꽃이 되었다.

숲길 이곳 저곳에는 4월에 꽃이 핀다는
세잎양지꽃이 제법 예쁘게 피었다.

요즘은 산딸기 꽃이 쉼없이 피는 계절인 것 같았다
줄딸기꽃이  참 예쁘게 피고 있었다.

제주 장딸기를 닮았지만
잎을 보니까 장딸기가 아닌 산딸기였다.
하얀 산딸기꽃이
곳곳에서 예쁘게 무리지어 피고 있었음을 볼 수 있었다.

               세잎양지꽃

독성이 있다는 '천남성'꽃이지만
그래도 꽃이니까 사진을 찍어봤다.

한방에서는 덩이줄기를

진통,거담,해수,신경통,파상풍에 약재로 사용하기도 하며

덩이줄기는 사약으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예전  조선시대 장희빈이 먹은 사약이 천남성이라고 한다는데

줄기 잎,열매 모두 독성을 가진 맹독성 식물이라고 한다.

 

미나리냉이는 4~5월에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처음 잎이 나올때

미나리 잎과 닮아서 그렇게 이름지었다고 하며

어린잎과 줄기는 나물로 먹는다고 한다.

 

산비탈에 '미나리냉이'가 제법 많이 피고 있었다.
구슬붕이를 찾기위해 헤메다가 많이 만나게 되었다.

                괴불주머니

비가내리지 않았다면 아주 예쁜 꽃이었을텐데...
고추나무꽃이었다.

5월 숲에서 하얀 꽃이 피는 나무 중에서는
고추나무꽃도 있었다.
몇년전에 광릉수목원에서 본 후 처음 만나게 된 '고추나무'꽃인데
비가 내려서 아쉬운 만남이 되었다.

불광산 숲속에 '덜꿩나무' 하얀 꽃이 피기 시작했다.

4월 봄날의 숲에서 보고싶어 했던 '연달래' 꽃을 만났다.
지난해 이맘때는 꽃잎이 모두 땅으로 떨어져 있었는데
우리집 아저씨가 계신 그 숲속에서
올해는 내가 왔다가기를 기다린듯 아직은 그대로 있었다.

꽃잎이 하나 둘 떨어지는 것을 보니

억지로 나를 기다린듯....반갑기만한 꽃이었다.

 

숲길을 가면서 연달래꽃이 핀 것을 보게되니
발걸음이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머뭇거려졌다.
그만큼 내가 연달래꽃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붉은 병꽃도 비내리는 숲길을 참 예쁘게 했다.

연두빛 초목들이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지만 비가 내리는 숲길이었다.
비 때문인지?
오고가는 차량도 없는 인적드문  숲길에서
나 혼자 우산을 쓰고 터덜 터덜...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걸었다.

 

그래도 그 길은

우리집 아저씨가 안식하고 있는 그 숲으로 가는 길이었기에
쓸쓸할 새도 없이 줄곧 야생화의 만남으로
하루일정을  혼자서 기분 좋게 즐기고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죽을 만큼  심한 감기몸살로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4월 봄날의 그 숲길에서

꼭 해볼만한 야생화와의 만남이었기에 그러려니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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