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6월 중순이면 꼭 해야할 일

nami2 2021. 6. 16. 21:54

어제부터 내렸던 비는 밤새도록 내리는 것도 모자라서인지, 오늘 오후쯤에 비가 멈췄다.

장마철이라고 하기에는 비의 양은 너무 작아서 장마철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은 애매했다.

내일은 하루종일 흐리고, 모레는 또 비소식이 있다.

이렇게 저렇게 비 내리는 것으로 6월의 시간을 잡아먹다보면, 결국에는 장마철이 될 것이라는 짐작을 해본다.

그러다보니 눈이 부실만큼의 맑은 하늘을 본 것이 언제쯤인가 머릿속이 가물거린다.

아마도 6월이 되면서 부터는 멀쩡한 날이 몇번 없었을 것이라 대충 손을 꼽아보았다.

 

비가 자주 내려도 들판에는 여전히 새로운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날씨가 흐려서인지, 보라빛 도라지꽃이 선명해서 더 예뻐 보였다.

 

들판의 이곳저곳에서 요즘 눈에 띄는 꽃은 '도라지'꽃이다.

사람들이 많이 심는것은 백도라지인듯, 들판에는 보라빛 도라지꽃이 귀했다.

그만큼 흰색으로 꽃이 피는 백도라지꽃은 진작 부터 지천으로 피고 있었지만

보라빛 도라지꽃은 오늘 처음 만나게 되었다.

 

비가 자주 내리고 날씨가 우중충하니까 집안에 습기가 가득하다.

더구나 해안가이다보니

허구한 날, 해무 때문에 습도가 높아서  집안의 서랍장 속에는 하마를 꼭 넣어야만 했다.

하마가 어찌나 물을 좋아 하는지, 물을 빨아들이는 일을 쉽게 하고 있었다.

 

일년중 6월에는 꼭 해야할 일이 두가지인데

첫번째는 매실청을 담그는 일이고

두번째는 옷장, 이불장, 서랍장, 신발장에 하마를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봄철에는 건조하다는 이유로 그냥저냥 넘어가지만, 습도가 높은 6월 부터는 머릿속에 하마 생각밖에 없다.

본격적인 장마철이라면, 제습기를 가동하면 되는데

아직은 제습기를 가동할 정도는 아니기에, 물을 먹는 하마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뭇 사람들은 해안가에 살면 낭만적이라고 부러워 하겠지만,

특별히 여름이 시작되면 이렇게 저렇게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는 것이 ,이곳 상황이다.

   

지난해 겨울이 시작되면서 교체했던 하마는 알게모르게 이렇게 물이 가득 들어 있었다.

이렇게 물이 가득 들어 있는 것을 보니,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

시도때도 없이 내리는 비는, 자꾸만 집안에 습도만 높일뿐....

결국에는 또 일을 만들어서 부지런을 떨어야 했다.

 

이불장에는 윗칸 ,아랫칸에 하마를 두개는 넣어야 했다.

그래야 보일러를 돌리지 않는 여름철에도 뽀송뽀송한 이불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겨울옷이 들어 있는 옷장에도 좌 우로  하마를 두개씩 넣어야 습기도 제거되는데

본격적인 장마철에는 제습기를 매일 매일 가동해야 옷장에서  곰팡이가 살지 못한다.

 

겨울옷이 들어 있는 서랍장과 봄 가을 옷이 들어 있는 서랍장에도 꼼꼼하게

하마와 좀약을 넣어 놓아야만 마음이 놓였다.

 

6월에 넣어 놓은 하마는 여름이 끝나는 9월쯤에 다시 한번 교체할 정도로 이곳에는 습기가 많다.

이것이 바닷가에 산다는 끔찍한 이유이다.

 

특히 겨울옷이 들어 있는 서랍장에는 좀약과 하마를 신경쓰지 않으면, 좀이 쓸어서 구멍이 뻥....

여름이 끝나고, 가을에 몇차례 태풍이 지나간 후에는 축축해진 옷들이 서랍속에서 뒹굴기 때문에

이곳에서 하마는 필수품이 되었다.

 

신발장 속에도 곰팡이가 피게 하지 않으려면 하마를 두개는 넣어야 했다.

 

수납장과 옷장, 이불장, 서랍장, 신발장 속에서 나온 하마는 30개 정도 되었다.

 

예전에는 교체 할때 신경쓰지도 않고 서랍속에서 꺼내다가 그냥 재활용으로 버렸는데

요즘은 재활용도 철저하게 손질을 해서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하마 통속의 물을 버리고

깨끗히 분리해야겠기에 가장 귀찮게 작업을 해야 하는 일이다.

 

깨끗하게 분리를 해서 물로 씻어내고, 말려서 재활용으로 내놓아야  마음이 편안했다.

 

물먹는 하마의 재활용품

 

해바라기꽃이 피기시작했다
본격적인 여름임을 알려주는 꽃은 예쁘지만

곧 ,장마 그리고 지긋지긋한 태풍이 쉼없이 찾아올것을 생각하니  여름이 찾아오는 것이 두려움이 된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피해를 줄것인지

우선적으로 물을 좋아하는 옷장 속의 하마를 새것으로 교체 했다는 것으로 마음은 아주 쬐끔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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