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가을날씨는 일단은 산행하기 좋고, 콧바람 쐬며 산책하기에는 딱 좋은 날씨이지만
텃밭에서는 물부족으로 채소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그래도 아직은 산에서 흐르는 계곡물이 있어서, 계곡 주변에 있는 텃밭은 물부족의 응급처치가 가능하지만
물통으로 물을 길어날라야 하는 번거로움에 할 짓은 아니라고 생각해봤다.
그래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텃밭을 뒤로한채, 가을 산행 하기에는 좋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길을 떠났다.
아직은 단풍의 그림자도 없는 남부지방이기에, 야생화를 찾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즐거움이 된듯 했다.
생각치도 않았던 많은 야생화들을 만날수 있었던 금정산 산행은 범어사로 올라가는 코스를 잡았다.
금정산성 북문을 거쳐서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범어사 일주문을 통과 하는 것이었다.
범어사 일주문은 '조계문'이라고 하여 보물 제1461호 이다.
2개의 기둥만으로 지지되는 여느 사찰의 일주문과 달리 자연 암반 위에 돌기둥 4개를 세워서 3칸을 형성했다.
1614년(광해군 6년) 묘전 화상에 의해 건립되었다고 한다.
범어사 종무소 앞을 지나서 경내로 들어가는 길 옆에 '털머위꽃'이 피었다.
해국이 필 무렵에 피는 털머위꽃은 해안가에서 만났을때도 예쁘지만, 사찰 뜰앞에 피어 있어도 예쁘다.
털머위꽃의 꽃말은 한결같은 마음, 다시찾은 사랑 이라고 한다.
털머위꽃은 해안 바닷가에서 주로 자라는 국화과 식물로
남부지방과 제주도, 을릉도 지역에서 자생하는, 다년생 상록초본 식물이라고 한다는데
해안가에서 자라기 때문에 '갯머위, 또는 머위잎이 곰취잎과 비슷하다고 해서 '말곰취'라는 이름도 있다고 한다.
아직은 빨갛게 익지 않은 '배풍등열매'
지난번 찾아갔을때는 쓸쓸하기만 했던 돌계단 위에 연등이 곱게 매달려 있었다.
범어사의 이곳은 경내로 들어가는 길인데, 늘어선 연등이 있어서 더욱 멋진 길이 되었다.
이맘때 늘 있었던 행사가 올해는 그냥 조용하게 지나가는 것 같았다.
코로나 라는 것이 언제쯤 사라질런지
오전 10시쯤이기에 더욱더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지만
예쁜 길위에서 사진을 찍으며 혼자만의 즐거움을 만들어보았다.
범어사 대웅전 (보물 제434호)은 광해군 6년(1614년) 묘전화상에 의해 창건 되었으며
판석기단의 명문에 따르면 지금의 건물은 숙종6년(1680년)에 도대목 조헌스님등이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범어사 3층석탑(보물제250호)은 비교적 규모가 작고, 옥개석과 받침면석, 우주 등이 간소화된 탓에
통일신라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요사채 담장가에 핀 다알리아 꽃이 예뻐 보이는 가을날이다.
약사전 앞 석탑을 지키는 붉은 다알리아꽃은 가을이 깊어가는데, 시들줄 모른다.
범어사 경내에서 바라본 금정산 계명봉이 아직도 푸른빛이다.
아마도 11월 중순쯤에는 산 전체가 온통 가을빛이 될것이라고 기대해본다.
범어사 경내에서 금정산성 북문쪽으로 가는 돌담길이 텅빈듯....
이것도 코로나 때문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범어사 경내에서 올려다본 계명봉 아래 '계명암'이 보일듯말듯이다.
아직은 가을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 산을 바라보며, 단풍이 곱게 물든 만추의 풍경은
한달쯤으로 기약해본다.
범어사 보제루 앞의 감나무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보았지만, 주변은 아직도 푸르름이 가득하다.
수령이 500년 된 노거수 은행나무도 아직은 푸른잎이었고, 계곡에 떨어진 낙엽도 없었다.
산속이니까 단풍이 물들지 않았을까 기대를 해보았지만
금정산 산정상 고당봉에도 아직은 가을색깔이 보이지 않았다는.... 때이른 가을보고서를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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